언제라도 봄으로 살고 싶다

사유하며 읽는 시집

by 박현주

이해인수녀님의 시 한 편을 얹어본다.

봄의 연가 / 이해인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



경주 삼릉 벚꽃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 지났고 봄이 왔노라고 알리는 비를 바라보니 봄이 코앞까지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시원한 비에 속이 후련하기도 하지만 우중충함을 같이 데려온 탓에 기분까지 내려앉는 날이기도 하다.
비가 와서 센티해진 탓일까?
차 한잔을 준비해 놓고 며칠 전 선물 받은 시집을 꺼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과 딱 맞는 시인 것 같다.
얼었던 땅에서 새싹이 움트듯, 굳어진 가슴속에 사랑의 마음을 틔우고 싶어졌다.


미워했던 사람, 꼴 보기 싫던 사람, 내 마음을 얼음장으로 만든 사람,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 없던 사람, 그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퍼부어봐야겠다고 일단, 생각은 해본다.
쉽지 않겠지만, 생각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고 바란다.

시 한 편에 따뜻함과 반성이 교차된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시를 쓰셨을까?'

큰 뜻을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이 가득한 가슴에 쓰디쓴 잡초는 자랄 수 없을 터.

사랑으로 살다 보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늘 따뜻한 봄처럼 살 수 있다고 귀띔해 주시는 건 아닌지 잠잠히 곱씹어본다.

정답 없는 인생이라 하니, 미움도 내려놓고 사랑으로 따뜻한 봄만 만끽하며 살고 싶다.

언제나 봄으로 살 수 있다고 하신 연유는 어떤 일이든 마음먹기에 달려있기 때문은 아닐까?

매일을 봄날로 살고 싶은 마음이 그득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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