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 줘야지

스마트폰 사진수업

by 박현주

오늘은 경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사진수업에 다녀왔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기술을 배우는 수업이고 일주일에 1번, 4주 과정이라 부담도 적고 수강료도 착해서 바로 신청했다. 단돈 만원이다.


이 좋은 수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내가 만든 작품들을 예쁘게 담아서 홍보도 할 수 있는 부분이고 기록으로 멋지게 남길 수 있는 일이기에 선뜻 신청하게 되었다.





차는 지인공방옆에 주차를 해두고 지인차를 4명이서 함께 타고 협의회를 찾아갔다. 학교와 마트, 아파트단지에 가깝게 자리하고 있어 찾기도 쉬웠다.


수업시작 전 협의회에 계신 분들의 소개가 이어졌고 회장님의 인사는 뇌리에 박힐 만큼, 가슴에 성큼 다가올 만큼 좋은 이야기를 다양하게 해 주셨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정보의 생산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고 아침 일찍부터 무언가를 배우러 오신다는 것이 대단하다 하시며 응원 또한 아끼지 않으셨다.

협의회 사무실을 만남의 광장으로 이용하시라는 말씀은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감동을 안겨주기에는 충분했다.

배움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잘 배워가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셨다.


회장님의 진한 인사말이 끝나고 나서야 수업에 들어갔다.


담딩 선생님께서는 그림을 전공하시다가 사진으로 전공을 바꾸신 능력 있는 분이셨다.


웃는 모습이 아기처럼 해맑고 순수함이 가득해 보였다. 찡긋하며 웃는 표정을 마주하면 행복함이 전염되듯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었다.


끝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선생님이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나도 웃음을 간직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순간이었다.


수업을 듣는 내내 입을 벌리고 수업을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랬다.


무언가 알게 되고 감탄하게 될 때 나오는 감탄사 '아~~'를 연신 외치며 수업에 집중했다.


우리들끼리 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앞에서 본 선생님은 속으로 엄청 웃으셨을 거라는 거다.


10명이 넋을 잃은 듯 일제히 입을 벌리고 집중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을 거라는 거다.


선생님말씀에 집중하다 보니 순식간에 2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박찬욱감독님의 영화 중 아이폰으로 촬영된 영화가 있다고 하셔서 메이킹영상을 보게 되었다. 대박~을 연신 외쳤다.


카메라폰의 발전된 실상을 직시하게 되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일장춘몽'이라는 영화인데 21분 정도 되는 영화라 공유해 본다.


https://naver.me/FGyHgeDB




다음 주는 실전이다. 2시간 배운 것과 구도를 더 배워 실습을 하게 된다.


다음 수업은 '분황사'라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모전석탑이 유명한 곳이기도 한 이곳은 신라시대 때 세워진 탑 중에서 가장 오래된 탑이다.

추정하기로는 7층~9층 정도였을 거라곤 하나 지금은 3층으로 보존되고 있다.


그곳에서 실습을 하기로 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경주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의미 있고 뜻깊은 장소에서 실습을 하게 된다니 선생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설레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을 향하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한 번은 메시지로 대신했는데 또 걸려오는 것이 느낌이 싸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차해 놓은 내차를 긁었다 하셨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움직였던 지인의 차를 타고 돌아왔다.




생각보다 긁힌 흔적이 큰 사이즈라 놀랐지만 신랑과 이야기가 잘 돼서 금세 해결을 지을 수 있었다.


일단 큰 사고도 아니었고, 사람이 다친 것도 아니어서 괜찮았다. 속은 좀 쓰렸지만 이미 벌어진 일, 잘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사고 내신 분은 중년의 여성분이었는데 좋은 분 같았다. 덕분에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사고수습이 끝나고 점심을 중식으로 해결한 뒤 커피숍으로 향했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사진수업을 복습하기 시작했다.


헷갈린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WB는 어떻게 했냐, ISO는 얼마고 S는 또 얼마지? 왜 내 사진은 색이 다르지? 라며 찍고 또 찍어댔다.



동천동 '오누이카페'에서


얼마나 찍어댔는지 저마다 사진첩이 가득했다.


서로 찍은 것을 보여주며 이쁘게 찍었다고 칭찬도 건네었고 안 되는 부분은 왜 그런지 의문도 갖게 되었다.


찍는 내내, 찍고 나서도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플 하나를 깔고 동작법 배운 게 다 인데도 열의에 찬 우리의 열정은 식을 줄을 몰랐다.


어찌나 재밌던지 2시간을 그러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박장대소를 하며 실컷 웃었다. 목젖이 보일 정도로 웃는 게 얼마만이었는지 헤아릴 수없을 만큼 오래간만이었다.





배움 하나로 이렇게 풍성해지다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 배움으로 행복해지니 출구가 없다.


마냥 행복했다. 차 사고도 잊힐 만큼 그냥 좋았다.


사진도 좋고, 배움도 좋고, 함께하는 분들도 좋으니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6월 첫 주, 시립도서관 수업이 끝나게 되면 더는 배우는 것 없이 내 일에만 몰두할 거라고 큰소리를 뻥뻥 쳤는데 오늘 사진수업을 다녀온 뒤로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


배울 수 있으면 배워야지. 배워서 남 줘야지.

배울 수 있는 건 배워서 나누기도 하고, 내 그릇을 조금씩 키우고 싶어 졌다. 배울수록 욕심은 함께 늘어나겠지만 그 욕심도 내가 감당이 가능한 곳까지만 부리려 한다.


남은 3주가 무척 기대된다.

3주 후의 내 사진도 궁금해진다.


달라진 사진들을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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