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바쁜거 아는데, 이렇게 부탁해서 미안해, 부탁할데가 있어야지......"
16장의 그림을 준비해야하는 그림책출판 기한이 한달도 안남았고, 다른 카페에도 물건이 들어가야되서 마음이 고단해지고 무거워졌다.
'어쩌지,어쩌지.힝...'
"너밖에 부탁할데가 없어..."
사장언니의 한숨에 구멍나기 시작한 내 마음이 뻥 뚫려버렸다.
"일단 퍼뜩해드릴게요. 더 빡시게살죠,뭐...그게 낙이시라는데 일단해보께요." "고마워,진짜 고마워, 눈물날거같애.진짜 좋아하시겠다. 사실 지금 며칠째 오고계셨거든. 다행이다."
마음 한구석이 무겁긴했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승락을했다.
다음날부터 이틀간 베개커버를 만들었다. 점심도 건너띄고 아이들을 데리러 갈때까지 미친듯이 만들었다. 고민스러웠지만, 한장 한장 만들어지는 베개커버를 보니 후련함과 다행스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고민했던일이 괜한짓이었던것처럼 느껴졌다. 할까말까 할때는 하라고 하셨던 한 작가님의 말씀도 들려왔다. 완성된 작품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집과 아집을 내세우기만 했다면 이기분도, 이마음도 느끼지 못했겠지.
만든 작품 사진을 사장언니께 보냈다. '이뿌다'를 연신 외치시던 문자를 보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세어나왔다.
그날 저녁, 밤산책을 하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베개커버 만들자. 배게커버 찾는 사람도 많을뿐더러 OOO에서는 베개커버만 안나와. 인도사람들은 베개커버 개념이 따로없거든. 쿠션이 거의 베개야. 그래서 베개커버가 안나와.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니잖아. 지퍼없이 기본사이로 만들어보자."
솔깃했다. 어렵지않고, 금액도 괜찮고 맘에 드는 제안이었다. 스님의 부탁을 시작으로 인도원단을 이용한 사업방향의 갈피도 잡게되었다. 거 참. 인생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혼잣말을 되뇌었다.
어느 작가님의 해주신 말씀처럼 인생은 참 호사다마하며 새옹지마라 하신게 실감이 났다.
인생은 참으로 계획대로 되지 않지만, 무엇인가 하게되면 얻는게 하나쯤은 꼭 있다. 내 소신만 고집했다면 제품아이디어도 얻을수 없었을테고 마음이 그닥 편하지도 않았을것같다.
결국 해냈고 이틀만에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고민하지 말껄 그랬나싶다가도 그 시간또한 필요했을 시간이었다고 말하고싶다.
얻은게 많다. 그거면 되지않나. 소신을 지키더라도 간혹 느슨하게 대처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거란 여유로움도 생겨났다.
역시 죽을때까지 배우고 성장해야되는구나 다시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스님도 기쁘게 받아주셨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여유로움으로 가득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