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노래에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육감글쓰기 수업 후 느낀 점

by 박현주
해가 지는 모습을 사랑했던 한 소녀가 있다.
아이들과 비사치기, 땅따먹기를 하다가 놀이의 끝은 언제나 나지막한 두 발 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밥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5분 만을 외치며 그곳으로 향했다.
뻥 뚫린 그곳, 집에서 자전거로 1분만 달려가면 늘 소녀를 기다리던 바다가 있었다.
언덕아래 찰랑거리는 파도는 기다렸다는 듯 인사를 해주었다.
미소 한번 짓고 나면 나지막한 잔디와 풀로 뒤덮인 언덕에 주저 없이 털썩 앉아 바다와 대화를 나눈다.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들을 마구 쏟아낸다.
화답하듯 온 세상은 주황빛이다.
바다 저 너머 어딘가로 몸을 숨기기 전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을 선물한다.
찰랑거리는 금빛물결이 내게로 와닿는다.
"고마워~네가 있어 다행이야."

-육감글쓰기 수업 중 적어본 글



다 늦은 저녁, 갑자기 커피멍을 하고 싶다는 신랑과 함께 양남바다를 지나 감포바다까지 찍고 돌아왔다. 몇 시간 뒤면 줌수업이 있는데 돌아오는 길이 어찌나 멀게만 느껴지던지 조급한 마음에 땀까지 튀어나왔다.
이른 저녁을 먹은 탓에 배가 고팠던지 떡볶이타령을 하길래 부리나케 떡볶이를 만들어 대령하고 이부자리까지 봐둔 채 작업실로 뛰어갔다.
줌을 켠 채로 땀을 닦아냈다. 먼저 들어오신 분들의 피드백이 있었다. 다행히도 시간 안에 들어와 안도의 한숨을 조용히 삼켰다.






오늘은 글로 성장연구소에서 시작한 육감글쓰기 3주 차 수업이 있었다.
육감 중 청각을 이용한 글쓰기수업이었는데 잔잔한 OST를 들려주셨다.
다행히 어느 OST인지 몰라 편견 없이 내 생각대로, 들리는 대로 적을 수 있었다.
글 쓰는 수업 70분 안에 어린 시절의 나를 잠깐 만나고 돌아왔다. 잠깐이지만 그 시절의 내가 반가웠고 그리웠다.

같은 노래를 듣고 바다와 노을, 이별, 슬픔, 위로, 만남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글이 탄생한다는 게 신기했고 표현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수업 중, 작가님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내가 갖고 있던 편견의 틀을 조금씩 부숴 트릴 수 있었다.
신박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건드려주셔서 글을 쓸 때, 정해진 길 말고도 다른 길을 가볼 수 있겠단 기대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래서 배우는가 보다 싶은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끝부분에 리나작가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어깨를 조금 더 펼 수 있게 해 주셨다.
어디선가 보신글이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자고 하셨다.

솔직히 별별챌린지 2기 작가님들의 글을 볼 때면 입이 안 다물 어질 정도로 놀라운 표현력, 범접할 수 없는 퀄리티가 느껴지는 글들이 많아 쪼그라들던 날이 수없이 많았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던 나에게 오늘 수업은 공기를 가득 불어넣어 주신 시간이었다.





월요일 밤 9시 반은 내게 영양제 같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제 3회 차인데 끝나면 어쩌나 싶어 벌써부터 섭섭하다.
가르쳐주시는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담아두었다가 좋은 글을 많이 많이 태어나게 하고 싶어졌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글을 배우기 시작했으니 열심히 쓰다 보면 좋은 글, 따뜻한 글,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벌써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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