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립박물관을 누비다-1

정수경 선생님과의 데이트

by 박현주

경주시립도서관에서 그림책수업을 해주시는 두근두근 그림책연구소 소장님이신 정수경선생님과 그림책출판수업을 같이 듣는 식구들이 모여 데이트를 했다.

갑자기 시간이 난다는 선생님께서 특별하게 우리 팀? 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오셨다.
모두가 할 일이 많았지만 모든 걸 제쳐두고 선생님과의 만남을 선택했다.



오전은 박물관 데이트를 하고 맛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전 10시. 시립도서관에서 만나 박물관으로 함께 이동했다.
박물관 입구 맞은편에선 형형색색의 꽃들이 우리를 반겼다.

아니다 다를까 꽃을 사랑하는 선생님은 다양한 색의 꽃양귀비와 신비로울 정도로 많은 배추흰나비, 아직까지 노란빛을 띠고 있는 유채꽃을 발견하시고 박물관보다 이곳이 먼저라며 꽃 속을 누비셨다.
등짝이 따갑도록 비치는 햇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감탄사를 연발하시며 꽃을 즐기시는 모습이 순수해 보이기도 하고 어린아이 같이 해맑아 보이기도 했다.




얼마나 누볐을까?
한참을 사진으로 담고 눈으로 담은 뒤 박물관으로 향했다.
포항에서 오신 선생님은 무료라는 말에 너무 반가워하셨다.
경주에 사는 우리는 신분증만 내면 늘 프리패스였는데 선생님은 이 좋은 곳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또 신나 하셨다.
밝은 에너지에 나도, 함께 간 팀원들도 더불어 즐거워졌다.

저 멀리 문화해설사와 한 그룹이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곁에 한가득 모여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뒤로하고 한아름에 안기지 않는 대왕 팽나무를 지나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곳도 가보고, 서고가 있다고 해서 책을 좋아하는 우리는 꼭 가봐야 된다며 박물관을 서둘러 들어가 관람을 시작했다.

신석기, 구석기 유물을 시작으로 토기, 토우, 금관, 금관장신구들을 보며 역사를 끄집어내기도, 되새겨보기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는 경주에 산다는 게 너무 행복해지던 순간이었다.




그중 가장 좋았던 것 하나가 바로 신라의 미소라고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와의 만남이었다.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고 신비롭고 아름다워서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냥 좋았다. 마냥 좋았다.
내가 좋아하던 그 순간에도 옆에서는 문화해설사님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박물관을 한 시간여 돌고 드디어 밖으로 나가 특별전시관으로 향했다.
더운 날씨지만 천마도를 상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특별전시관으로 들어섰다.

빵빵한 에어컨바람이 그리 반갑고 상쾌할 줄이야.
시원함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입장했다.
정면에 천마도 그림을 보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품도 아니고 그냥 그림이고 무늬인데 왜 그리 심장이 나댔을까? 반갑고 좋아서였을까?




입장하며 오른쪽으로 깊이 들어갔다.
어두움 속에서 몇 명이 모여 모니터를 보고 있다. 무슨 영상 인가 싶어 살포시 다가가보았다.
문화재 발굴장면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었다.
상상이상으로 손이 많이 가고 조심스러웠고 정교하게 맞추어 나간다는 수고로움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또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거대함과 웅장함, 시선을 압도적으로 빼앗는 힘이 있는 사진들과 마주했다.
구본창 작가님의 사진이었는데,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다'라는 슬로건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계셨다.
천오백 년 전의 유물을 렌즈를 통해 바라본다?
그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직접 보아야만 한다.
세계 몇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작가님의 사진이 소장되고 있다 하니 더할 말이 있을까?

벅찬 가슴으로 사진을 바라보고 나서 왼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모나, 세상에, 우와"
모두가 입을 모아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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