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린 그곳, 딱 중앙에는 금제대관과 금허리띠가 시선을 압도했다. 언니 한분과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금관뒤로 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 금관사진은 이렇게 찍는 거라며 알려주셨다. 잠시지만 선덕여왕이 된 것 같다고들 하셨다.
금관 말고도 금제모관, 관꾸미개, 금으로 된 장신구들, 유리로 된 목걸이며 컵까지 황금장신구의 전성기였다 할 만큼 눈이 부시도록 반짝거렸다. 또 하나, 먼저 와본 다른 선생님의 설명에 놀라운 포인트를 하나 더 발견했다. 전시된 작품 위로 머리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라고 하셨다.
네모 속에 네모. 무엇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한참 뚫어져라 쳐다본 나는 관이냐며 무심히 정답을 투척했다. 정답이라며 고분 안에서 이 유물들이 발견돼서 그 모습을 투영시킨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작품이든 전시든 무엇하나 의미 없는 게 없다고 느꼈던 대목이다.
9점의 전시물을 둘러본 뒤 옆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자직원 2분이 하얀 면장갑을 끼고 계셨고 그 방입구부터는 유물보존을 위해 사진촬영이 금지된다고 하셨다.
오로지 눈으로 담아야 되는 순간이었다. "세상에~책에서만 보던걸 이렇게 만나니 또 다른 기분이에요. 세상에"
천마그림 말다래를 만났다. 한참을 들여다봤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도 컸다. 유명한 유물을 실로 마주한다는 사실이 가슴을 벅차오르게 했다. 여느 분들과는 다르게 오랫동안 말다래를 바라봤다.
말다래는 자동차바퀴 뒤 흙받기 같은 용도로 쓰인다 했다. 말안장 양쪽에 매달아 사용하는 거라 2점이 있는 거라 했다. 얼핏 보면 다른 두 점. 한 점은 이번에, 다른 한 점은 이후전시 때 공개된다고 했다.
설명된 글을 읽어나가다 보니 전시된 또 다른 천마도가 보인다. 천마그림 말다래는 자작나무에 그려진 그림이라면 이 작품은 대나무살 위에 금동판을 덧대어 만든 것이었다. 이것이 금관총과 금령총이라고 했다. 또 다른 천마도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조각이 많이 나있었는데 아직도 발굴 중이란 말을 들으니 얼른 드러나 완벽한 천마도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모든 관람이 끝이 났다. 여전히 벅찬 가슴은 잔잔한 감동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부푼 가슴도 잠시,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 건물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모두가 서고를 꼭 가야 한다고 했다. 날씨에 개의치 않고 의지를 불태웠다. 우리는 간절함을 안고서 건물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