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나로서, 도서관 총무로서, 최선을 다한 하루였다.
며칠 전부터 시어머님은 눈에 머리카락이 끼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날파리증(비문증) 진단을 받으셨다. 반대쪽 눈도 그럴 수 있다 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오히려 괜찮은 눈에서 이상한 무언가를 발견했다.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셔서 예약해 둔 오늘, 어머니를 모시고 안과에 다녀왔다.
다행히 이상발견된 2군데 중에 한 군데가 안 좋아서 레이저 시술을 받았는데 10분도 안 돼서 모든 치료가 끝났다.
시술시간보다 안약을 넣어 동공을 크게 키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다행히 심각하지 않다 하셔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후엔 딸아이의 휴대폰을 바꿔주었다.
약정이 지난 지도 오래됐고 소리가 들렸다 말았다 하며 고장 나려는 징조를 보여서다.
아이가 원하는 폰 중에 때마침 이벤트 상품이 있어서 저렴하게 바꿀 수 있었다. 적어도 2년은 잊고 지낼 수 있으니 속이 후련했다.
집에 오니 저녁식사 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부리나케 작업실로 가 어제 하던 바느질을 이어했다. 역시나 이때가 가장 즐거웠다.
아이들이 하교하기 전까지 라디오를 들으며 바느질을 이어갔다.
가족들의 저녁을 차려주고 7시가 되자 마을 문고 월례회에 참석했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월례회가 있다.
회의도 하고 저녁도 먹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오래간만에 뵙는 분들의 얼굴도 반가웠고, 7월에 있을 다양한 행사소식에 마음이 분주해졌다.
식사 후, 동네에 있는 작은 공원의 정자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사는 이야기, 육아이야기들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웃고 떠들었다. 간만의 수다에 즐거웠다.
오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나의 자리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
가족이 건강한 것에 감사했고, 아이의 행복한 미소에 덩달아 행복해졌다.
나의 일을 하며 행복해했고, 나의 직분에 맞게 일을 잘 해내려고 애쓰고 있는데 고생이 많다며 건네주는 말 한마디는 산삼과 같은 힘과 응원이 되어주었다.
나란 사람, 오늘따라 쓸모 있었던 것 같아 행복하고 감사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