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을 땐 몸을 움직이는 게 상책!

by 박현주

생각은 꼬리가 아주 길다.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없이 이어진다.

그럴 땐 뭔가에 집중하는 게 최고의 약이다.




해야 될 일이 수두룩한데도 마음이 공중에 붕 뜬 기분이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뒤돌아서면 밥준비도 해야 된다.

뭔가 진득하니 하려고 하면 금세 손을 놔야 된다. 그것만큼 아쉬운 일도 없다.


뭔가에 몰두하고 싶었다. 잡생각들 사이에 나를 내버려 두기 싫어서 오늘은 책 말고, 마당에 수북한 풀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비가 오고 난 뒤라 수월하게 뽑힐 것 같기도 하고, 돌아서면 자라나 있는 잡초가 꼴 보기 싫은 이유도 있었다.



모자도 없이, 장갑도 없이 맨몸으로 나가자마자 쭈그려 앉았다.

일단 보이는 대로 사정없이 뽑아댔다.

속이 후련했다.

며칠 모른척하면 잡초의 키가 발목을 넘어간다.

모른 척할 수 없을 때가 되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냉큼 뽑아버린다.


신기한 일이지만 잡초를 뽑다 보면 의외로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

수북이 쌓여가는 잡초무더기를 보면 흐뭇할 때도 있고, 지나온자리가 깨끗해지니 무언가 집중하고 싶을 때, 잡생각이 하기 싫을 때는 풀을 뽑는다.(여름에만)



역시 생각이 많아질 땐 몸을 움직이는 게 상책이다.

풀을 뽑고 나니 스트레스는 온데간데없다. 마당이 깨끗해지니 덩달아 내 마음도 깨끗해진다.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면 얻는 게 있었을까? 역시나 움직여야 된다는 진리를 잡초 뽑기 덕분에 깨닫는다.


며칠뒤면 또다시 여기저기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솟아나겠지만 일단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살다 보면 인생 곳곳에 잡초들이 피어날 거다.

그럴 땐 주저하지 말고 용기 있게 걷어내자. 그건 누구의 몫도 아닌 나의 몫이니까.


움직이자.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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