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여행도 언제나 옳다-4

연화도

by 박현주

연화도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려 길을 따라가다 연화도 지도를 한번 훑었다.
중화항 매표소 이모가 말해주기를 트레킹코스라고 그랬는데 애법 커 보이는 섬 지도에 침이 꿀꺽 삼켜졌다.

일단 섬에서 가장 유명한 암자로 향했다. 차를 끌고 길을 따라 올라갔다.
학교 앞을 지나 올라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연화사가 보였다. 작지만 웅장했다.
수국이 유명한 섬이기도 한데 우리가 갔을 땐 수국과 능소화가 지고 있는 모습뿐이었다.
절로 올라가는 계단옆에 아이가 쓴듯한 글로 보이는 기왓장이 보였다. 귀여운 글자체와 이쁜 마음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 기왓장 덕분이었을까? 높은 계단을 보는 것만으로도 수행 같았지만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연화사


금세 내려왔는데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우리는 다시 길을 따라 올랐다. 내비게이션에 안심주행을 켜놓고 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올랐다.
절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오르막이었다.
오르막에 놀라려던 찰나, 길 양쪽으로 풍성하게 자라난 수국잎들이 눈을 커지게 했다.
간간히 이쁜 색을 발하는 꽃봉오리가 있었지만 거의 다 져버린 상태라 아쉬움이 그득했다.
신랑도 아쉬웠던지 언제 수국이 많이 피냐고 물어왔다. 6월부터 이쁠 거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수국잎을 보며 길을 따라 오르고 올랐더니 막다른 곳이 나왔다.
승합차 한대가 보였고 우리도 주차를 하고 내렸다.
불상이 있어서 불상 끝을 찾기 위해 시선을 따라갔더니 애법 큰 불상이 있었다. 연화도 4대 비경 중 하나인 '연화봉 아미타 대불전'이었다.
불상높이에 놀라고 있는데 신랑이 나를 다급하게 불렀다.


용머리해안


급하게 달려가는데 보이는 풍경은 입을 막게 했다.
용머리해안이 한눈에 들어왔다.
통영 8경에 꼽힌다고 하더니 정말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반짝거리는 바다와 파도, 자연이 만들어 낸 비경은 입틀막 하기에 충분했다.
풍경을 한참 만끽한 후에야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는 산중턱에 토굴이 2군데 있어서 들르기도 했다.

내려오는 길엔 보덕암이 있었는데 대화를 하다 지나쳐버렸다. 뒤에 다시 가긴 했지만 그만큼 대화에 정신을 뺏길 만큼 훌륭한 풍경이었다.
다음은 동두마을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출렁다리와 대바위가 있었다.
배 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았기에 일단 가보기로 했다.
사진도 함께 찍고 출렁다리 옆으로 쏟아지는 듯한 바위들을 보며 감탄하고 감탄했다.
우리나라에 이쁜 곳이 이렇게 많다니 또 한 번 대한민국에 살게 된 걸 감사하기도 했다.



출렁다리와 대바위



출렁다리를 지나 대바위를 찍고 내려왔더니 땀이 온몸을 적셔버렸다.
주차한 곳까지 걸어가는데 한 아버님께서
" 마을버스를 이용하지~"
라며 안쓰럽게 우리를 바라보셨다.
우리는 차를 가져왔다며 우산을 쓰고 차로 향했다.


놓쳤던 보덕암을 다시 찾았다.

원래는 높은 건물인데 아래쪽은 관광객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절과 풍경만 보고 가려는데 절 60m 아래 '해수관음상'이 있다고 하셔서 들렸다가기로 했다.

해수관음상

절에서 내려왔는데 고양이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애타는 울음소리가 안쓰러워 신랑과 나는 머리를 땅에 박고 고양이를 찾기 시작했다.

덩굴 속에 숨어 있는 삼색고양이를 찾았는데 나오질 않아 인사만 하고 돌아섰다.

너무 더워 지쳤나 보다. 해수관음상 옆 나무 그늘에 앉아 한숨을 돌리기로 했다.





땀을 너무 쏟은 우리는 기운이 빠져서 어질어질한 상태에 도달했다. 일단 밥을 먹자고 합의했다.
맛집을 검색했지만 연화도에 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보인 가게로 가기로 했다.

가게에 들어서니 에어컨바람이 훅~하고 몸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시원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명품물회와 해초비빔밥을 주문했다. 다른 두 가지를 주문해 다양하게 맛볼 요량이었다.

살아있는 해산물을 직접 잡아다 물회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뵈었다.
산지에서 생생한 재료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감사했다. 아이들이 눈에 밟히긴 했지만 조금은 즐기고 싶었다.

얼마 뒤, 음식이 나왔다.
음식은 눈으로, 코로, 입으로 즐긴다는 말이 와닿는 비주얼이었다.


사진부터 찍자며 신랑을 대기시켰다.
신랑은 회덮밥을 만들고, 나는 해초비빔밥을 비비기 시작했다.
고소한 참기름 내가 솔솔 풍겨왔고 이내 침샘을 자극시켰다.
다양한 해초의 색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줬고 고소한 향기가 코를 즐겁게 해 줬다.
이내 입으로 넣은 해초 비빔밥 한 숟가락은 천상의 맛이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부드러우며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해초에서 느껴지는 바다내음 덕분에 바다가 내입 속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밥 한수저에 행복했다.
물회 한수저는 또 다른 행복이었다.
꼬들거리는 전복과 해삼, 육수의 시원함과 칼칼함이 더위도 식혀주고 지친 심신에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밥을 먹으며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휴가철엔 이곳도 발 디딜 곳이 없다고 하셨다. 주말에는 5천 명이 넘게 찾고 수국 피는 6월도 쉴 틈 없이 바쁘셨다고 했다.
오늘은 오는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하셨다.
휴가철에 안오길 잘했다며 먹던 밥을 계속 먹었다.

"시간도 많이 남았고 우리 우도나 갔다 와볼까?"
"좋아~"
신랑의 이야기에 기쁜 마음으로 대답했다.

"사장님~ 여기서 우도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이 앞으로 가면 왕복해도 1시간 안 걸려요"

우도에 다녀와도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거침없이 물병하나를 들고 우도로 향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다음 편이 진짜 마지막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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