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 고마워

by 박현주

어제의 내가 맡긴 오늘의 나는 할 일이 많았다.
신랑이 오토바이를 팔며 용도폐지신청을 부탁했고 서류를 받고 세금을 낸 뒤(125cc 이상은 세금이 있다.) 오토바이를 구매하신 분께 서류를 보내드렸다.


수요일 저녁, 내가 맡은 바느질수업이 있어서 패키지를 만들어야 했다.
30개를 그리고, 오리고, 다림질까지 정신없이 하고 있는데 채소마켓에서 자전거를 보러 오신다 했다.
그것도 신랑의 부탁이었다.
포항에서 오시는 거라 대기를 해야 했다.
아이들 하교시간이랑 겹쳐 걱정했는데 10분 정도 일찍 오셔서 다행히 물건거래를 잘 마칠 수 있었다.

큰 숙제였던 에코백 패키지도 준비가 끝났다. 청량음료를 대야로 마신 듯 속이 후련했다.
수요일 낮엔 금손모임이 있어서 늦어도 화요일까지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예상보다 오늘의 내가 많은 것을 해냈다.
감사했다. 무엇보다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어서.


사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많이 의지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오늘의 나를 단단히 믿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예상했던 일들이 해결되니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어렵거나 힘에 부칠 때, 가끔은 내일의 나를 의지하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붙잡고 고심하기보다 마음을 놓는 연습을 하는 것이 살아가는데 숨 쉴 구멍이 되어줄 것 같았다.

오늘의 내게도 여유를 허락해 보자.

멀리뛰기 위해 한 걸음 물러나듯이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도약하듯이 말이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기 마련이랬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나의 호흡에
맞춰 걸어가 보련다.

오늘의 나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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