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섬여행 -1

한산도를 가다

by 박현주

주말이지만 어김없이 5시경 눈을 떴다. 아니 저절로 떠졌다.
신랑도 일찍 일어나더니 갑자기 여행 갈 채비를 하라고 하더니 이내 사라졌다.


지난번 연화도 다녀오는 길에 한산도나 비진도를 가자고 했던 터라 그러려나 보다고 짐작을 하고선 짐을 꾸렸다.

수영복과 여벌옷, 수건과수경, 오리발과 물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가족여행인데 딸은 또 우리를 외면했다.

함께 하길 두어 번 권했지만 귀찮다는 말로 여행을 거부했다.

신랑은 자유를 주자며 딸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여행도 좋지만 끼니를 챙겨주고 가야 될 것 같아 좋아하는 걸 부지런히 만들고 준비했다.

딸이 애정하는 새우소금구이, 한 번에 2장 이상 클리어하는 김치전, 미역국까지 순식간에 만들어 바로 먹을 수 있게 해 놓고 나서야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잠시 사라졌던 아빠는 자전거를 타고 딸이 먹을 수 있게 편의점도시락을 사 갖고 왔다.

역시 딸사랑은 아빠인가 보다.


같이 하지 않는 딸이 섭섭하기도, 야속하기도 했다.

중2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여기서 그만하고 좋은 딸, 내 맘에 쏙 드는 딸만 마주했으면 좋겠지만

욕심인 걸까? 여행을 떠나는 내내 딸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신랑이 정한 목적지는 한산도였다.

역시나 통영까지 또 열심히 달려야 했다.

2시간 반을 운전했다. 자주 오는 통영이다 보니 이제 낯설지도 않다.


배시간표를 찾아보니 시간이 빠듯했다. 10분 남짓 남았는데 승선가능하냐는 물음에 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 부리나케 신상정보를 부르기 시작했다.


보통 20여 분전에 승선을 하라고 하는데 이곳은 달랐다. 어쨌거나 달리며 배에 올랐고 차를 가지러 간 신랑도 뒤이어 차를 배에 실었다.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전세를 낸듯한 기분으로 배를 탄 기쁨을 만끽했다.


사람도 몇 분 안 보인다.

욕지도에 갈 때랑 판연히 달랐다. 나름 여유롭고 자유롭게 배를 활보했다.


30분쯤 지났으려나? 거북이모양위에 올려진 등대가 보였고 이내 방송이 나왔다. 얼마후면 한산도에 도달한다 했다. 얼른 차로 가 나갈 채비를 했다.




"제승당부터 갔다가 가자"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우측으로 가 차를 세우고 걸었다.

서로 맞잡은 손처럼 나무들이 맞닿아있었고 그 아래에 난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조금 걷다 보니 저 멀리 나무데크와 옛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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