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할 수 있는 분이 곁에 있다는 건 축복이다

by 박현주

함께 일하는 간호사선생님은 나보다 9살이 많으시다.
자녀들은 이미 성인이 되어 있다.

집에 남아 있는 건 선생님과 부군, 그리고 고양이 2마리가 전부다.
요가 6년 차, 배드민턴도 A등급(최고의 급수), 등산과 걷기가 생활이 되어 있는 운동선수급 체력을 가진 분이다.
공복에 스텝퍼를 40분씩 밟고 요가 1시간으로 몸과 마음을 다잡은 뒤 하루를 시작하시고 독서까지 섭렵하시려 독서밴드에 가입하신 분이다.

돌볼 아이가 없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선생님의 꾸준함이라는 건 육아와는 별개의 이야기 같았다.
하루 24시간 중 나를 위해 30분도 투자하지 못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콕 집어주셨다.

일을 시작하고 운동을 멀리했던 내게 다소곳이 일침을 날리셨다. 괜스레 뜨끔했다.
긴장해서 피곤했다는 핑계를 대려고 했지만 노력하지 않고 얻는 건 없다며 단호하게, 그러나 설득력 있게 조언을 건네주셨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행은 무척 어려웠다.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2년의 공백기간이 무색하리만큼 일이 익숙해졌다.
계속해왔던 것처럼 나름 해내고 있으니 사모님도 든든하다고 하시고, 선생님도 편하다며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익숙해졌으니 운동을 시작하겠노라 선포는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집안일, 아이들 챙기는 일, 글 쓰는 일, 글로 성장연구소에서 맡은 일, 도서관 총무일 등 나름 해나가는 일들이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현재 30분을 나에게 투자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인 운동을 해야 했다.
오늘 저녁은 책을 읽으며 훌라후프를 돌렸다.
운동종류와 상관없이 하루에 30분만 투자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30분을 움직였지만 운동했다는 사실이 나를 대단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 주었다.
오늘 하루 중 작지만 무언가를 이룬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어주는 듯했다.
어린 시절 일기장에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을 받은 듯한 뿌듯함이 밀려왔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으며 내일의 나에게 응원을 더해본다.
누구를 위함이 아닌 나를 위해 30분만 투자해 보자고.

무엇하나 내세울 건 없지만 꾸준함을 장착한 것이 내 특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매일 해내고 싶다.

존경할 수 있는 분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게 내 복인듯하다. 선생님의 조언아래 더 멋지게 성장할 내가 기대된다.
참으로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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