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라는 장르의 글을 읽어 보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자기 계발서만 주야장천 봐오던, 편식독서를 하던 내가 에세이를 매일 써낸다는 건 대단한 결심이자 크나큰 도전이었다.
정작 글을 쓰게 되니 5줄은 성에 안 찼다. 욕심쟁이가 발동이 걸려서 글을 쓰다 보니 쓰고 또 쓰고, 아주 끝장을 보려 한다.
끝장을 보려 하니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방학이라고 놀러 온 친척들이 있으니 글 쓰는 시간은 더욱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마감시간이 시한폭탄인 것처럼 두렵기까지 했다.
'해야 되는데, 써야 되는데'
눈앞에서는 5살, 6살 조카가 며칠뒤 있을 학예회에서 출 춤을 추느라 바쁘다.
그 긴 노래와 춤을 외워내는 게 신기할뿐더러 선생님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는
생각이 체 끝나기도 전에 글쓰기에 대한 걱정으로 안절부절못한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새벽엔 주로 글을 많이 읽느라 글 쓰는 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예전엔 책을 주로 봤다면 요즘은 브런치나 카페를 돌아다니며 눈동냥을 하고 있다. 챌린지를 꼭 성공하리라는 다짐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수장을 자처했고 그 일의 일환으로 해시태그 점검에 나서다 보니 한 번씩 눈길을 잡아끄는 글을 읽을 때도 있다.
처음부터 몰입이 되는 분이 계시는 반면 읽다 보면 훅 빠져드는 글도 있고, 그림에 매료되어 눈길을 잡아끄는 글도 있다.
'작가라 불릴 수밖에 없겠구나!'
자잘한 현타도 온다. 현타는 나를 자라게 해 주는 촉매제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나를 작아지게 하는 능력도 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쓴다.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앞뒤를 바꿔가며 자리를 잡아주고 편히 읽히게 다듬고 또 다듬는다.
퇴고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퇴고는 걸레를 비단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했다.
퇴고를 하다 보면 그 말이 너무도 와닿는다.
챌린지 8일 차, 부담 아닌 부담으로 시간에 쫓기며 글을 적고 있는데 리나작가님의 이야기는 내가 생각한 챌린지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겨주셨다.
"글 쓰는 게 부담이 되면 안 된다. 최소 5줄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 이유다. 글 쓰는 습관을 잡는 게 목표가 되어야 된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다. 여태껏 틀린 말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으셨던 분이라 작가님의 말씀을 더욱 깊이 새겼다.
창작의 고통을 출산에 비교하는 걸 보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선택했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즐기며 해야 됨은 분명하다.
8일 챌린지 마감시간을 12분 남기고 세이브했다. 쫄깃쫄깃한 감정,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실패했어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어쨌든 목표달성을 하고 나니 여러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힘들게 하면 안 되지, 내가 좋아하는 글을 즐기며 쓰자, 그냥 나답게 쓰자, 욕심내지 말고 꾸준히 써보자'
많은 감정들이 나를 들었다 놨다 했다.
나는 지금 밥을 먹으며 글을 쓰고 있다. 멸치 한 마리 들고 고추장 샤워를 시켜가며 입은 입대로 손은 손대로 제 역할을 하기에 바쁘다. 그러면 어떠한가? 나는 나답게 즐기며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