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인생에 귀한 벗

by 박현주

나에겐 유별난 독서법이 있다.

여러 권에 다리를 걸치고 읽는 일명 문어발 독서라고 부르는 독서법이다. 한 권을 진득하게 보기보다 차에서는 이 책, 일터에서는 이 책, 작업실에선 이 책을 정해놓고 닿는 대로 읽는다.
처음엔 이 독서법이 옳은 방법일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내용이 짬뽕이 되어 한 권을 읽는 것보다 오히려 독이 되는 방법은 아닐까 고민했던 날도 많았다.
고민은 있었지만 그 독서법을 나름 유지해 왔고 얼마 전 고명환작가님께서도 이 독서법을 하고 있다며 엉망진창의 힘을 믿는다는 말로 이 독서법에 확신을 주셨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내 생각은 더 단단해졌다. 독서를 안 하는 게 문제지, 독서를 하는 방법에는 이러하든 저러하든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단 생각이 들었다.

문어발 독서를 하는 나에게는 꼭 필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책갈피'다.
성경처럼 보람줄이 있는 책은 책갈피가 필요 없기에 훨씬 반갑긴 하다.
그러나 보람줄이 있는 책은 가뭄에 콩 나듯 보기가 어렵기에 나에게 책갈피는 많을수록 좋은 독서친구다.
서점에 가면 가져가라고 놓인 코팅지로 된 책갈피도 나에겐 반가운 선물이다.
누군가 선물로 주기라도 하면 그날은 계 탄 날처럼 부유해진다.

누구에게는 하찮고 있으나마 나한 물건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소중하고 귀한 물건이다.
내가 독서를 그만하게 되는 날까지 함께할 귀한 벗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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