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앙 일기

신랑을 위한 기도... 그리고 응답

by 박현주

신랑의 딸꾹질이 또 시작됐다.

연중행사처럼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들리는 불청객이다. 전혀 반갑지 않다.






시작은 9월 넷째 주 주말정도였던 거 같다.

추석을 앞두고 인사를 온 거처럼 불쑥 찾아왔다.

일반적인 딸꾹질은 숨을 참거나 물을 마시면 대부분 멈춘다.

그래도 안될 때는 혀를 잡아당기던지, 설탕 한 숟갈을 녹여먹는다. 신랑이 정말 싫어하는 방법이지만 놀라게 하거나 간지럽히는 방법도 있다.

딸꾹질:
불수의적인 횡격막 수축에 의하여 숨을 쉬고자 하나 갑자기 성문이 닫혀 특징적인 소리를 내는 것[네이버 지식백과]


횡격막이라는 말이 어려우실 것 같아 쉽게 얘기하자면 가슴과 배를 분리하는 근육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그 막이 자극되어 나는 게 딸꾹질인데 그것 또한 멈추게 하려면 자극이 필요했다.

그나마 급속처방으로 찾은 게 식초였다.

천연발효식초 원액을 소주잔으로 한잔씩 들이켰다.

딸꾹질은 잠시 멈췄지만 신랑의 위는 고통스러워했다.

물에 타먹으며 딸꾹질을 다스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다해보자 싶어 홍초까지 대령했지만 마실만할 뿐, 잠시동안의 해방은 금세 사라져 버렸다.

더는 힘들어서 안될 것 같아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다.

안정제까지 들어간 약을 받게 되니 심각해지는 기분이었다.



추석도 어김없는 딸꾹질로 맞이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밥을 먹거나 잘 때는 딸꾹질이 잠시 멈춘다는 거였다.

옆에서 보는 것도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까?

일주일 내내 옆에서 보고 있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추석 다음날, 신랑의 권유로 가족 모두 전북 남원으로 향했다.

집에 있느니 바람이나 쐬러 가자는 말에 약과 홍초를 챙겨 집을 나섰다.

고속도로에 들어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딸꾹질이 시작되었다.

신랑도 이제는 지치는지 자기 몸에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배를 주먹으로 내리치기까지 했다.

혹여 장기가 다칠까 운전을 하면서도 신랑을 저지했다.

오죽 답답하면 그럴까 싶어 이해도 됐지만 몸을 해하는 건 막고 싶었다.

이후 나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했다.


'제발 신랑을 낫게 해 주세요.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역사해 주세요. 저는 단순해서 보이는 것만 믿어요. 제발 딸꾹질을 그치게 해 주세요.'


운전하는 동안에도, 남원을 돌아다니는 중간중간에도 신랑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기도하고 기도했다.


계속되는 기도에도 신랑의 딸꾹질은 멈추질 않았다.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은 것인가? 씁쓸한 마음으로 저녁을 맞이했고 고됐던 가족들은 일제히 이른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 날,

이수도를 가자며 자고 있던 나를 신랑이 깨웠다.

동도 트기 전이라 급하게 준비하고 나섰더니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모르게 하루가 갔다.

이수도 트레킹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불현듯 딸꾹질 생각이난 나는 신랑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딸꾹질 오늘 안 했제?"

"응"

거가대교가 보이는 이수도에서 우리신랑♡


나는 감동과 감사로 이내 감사기도를 올렸다.

'살아계시는군요. 매번 확인해야 하는 작은 믿음의 자녀지만 그런 자녀의 기도도 바닥에 떨어트리지 않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그렇게 또 하루가 흘렀고 지금까지 신랑은 딸꾹질을 하지 않고 있다. 약도 그대로 있다.

내시경을 해야 하나 ct를 찍어야 하나 고민과 걱정으로 수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제야 보인다.

왜 기도하지 못하고 걱정과 염려로 허송세월을 보냈는지 반성하게 된다.

이렇게 지극히 작은 자는 또 하나 믿음의 돌을 쌓아간다.

살아계신 주님을 찬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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