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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Oct 12. 2023

고등학교 원서를 쓰다

아들은 오늘 크나큰 선택을 했다.
앞으로 걸어갈 인생길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고 큰 결심으로 결론을 내렸다.




중학교3학년이라 고등학교 원서를 다. 특별전형으로 신청하는 거라 어느 학교보다 빠르게 원서를 쓰게 되었다.


본인은 공부보다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게 딱 맞다며 예전부터 굳은 각오를 보여왔었다.
혹여 공부를 완전히 놓아버릴까 싶어서 기술을 배워도 공부는 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아들은 알고 있다는 말과 함께 원하는 방향은 포기할 수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2 지망도 없다. 1 지망 하나만 썼다. 본인은 그 학과가 아니면 다른 것은  배우고 싶지 않다면 1 지망 하나만 달랑 써서 제출을 한다. 나 같으면 2 지망, 3 지망... 쭉쭉쭉 적어서 안전을 확보하려고 했을 텐데 아들은 달랐다. 철저히 단호했다.  아들이 한 행동을 들은 아빠는 그런 강단은 있어야 된다며 오히려 흐뭇해했다. 내가 잘못생각하는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들은 원서제출버튼을 누르고 나서 겸연쩍은 웃음을 보인다. 나 또한 덩달아 웃음이 났다. 아들도, 나도 다양한 감정이 오고 가며 오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나는 그저 아들이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아들은 어디에 취직을 하고 싶은지 벌써 계획이 세워져 있다.
어리게만 봤는데 밥줄걱정까지 해가며 이야기를 하는 아들이 오늘은 낯설기까지 하다.
어찌 됐든 간에 나는 아들의 선택을 응원한다. 그 학교를 가기 위해  가산점을 주기로 한 코딩자격증수업도 들었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래서인가? 뭔지 모를 당당함과 당참이 있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걸음 떨어져 응원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아이가 한 선택이 아이에게 짐이 되지 않길, 버겁지 않길 바랄 뿐이다.

힘든 세상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게 될 아이, 절대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당당하게, 힘차게 걸어 나갔으면 좋겠다. 또 하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일에 처하든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행복만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그저 기도로 아이의 곁을 지켜줄 것이다.
"너의 미래를 응원해, 그리고 축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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