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쓰레기통이 아니다

by 박현주

고단한 하루였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고단한 하루였다.

마구 던져지는 날카로운 말들이 내 마음에 생채기를 만들었다.

견디고 견디다 지칠 때로 지쳐버린 나는 두통에 시달렸다. 내 몸에게 너무 미안했다.

긍정확언에, 명상에, 나름 내 마음을 다독이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인의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은 솜사탕이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듯 녹아내리고 있었다.

눈물이 흘렀다. 숙인 고개 때문에 한쪽은 콧잔등을 타고 흘러 바닥으로 떨어졌고 또 한쪽은 안경을 때리고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마음을 다독이고 싶어 글벗의 브런치를 들어갔는데 엄마이야기가 적혀있다.

또 한 번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울고 나니 속은 시원했다. 바다를 보고 온 것처럼, 산속에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신 것처럼 시원해졌다.


울기전만 해도 다른 사람이 버린 감정쓰레기를 받아내는 감정쓰레기통으로 전락해 버린 건가 싶어 억울하기도 하고, 괜스레 내가 가여워 슬펐었는데 눈물 한바탕 쏟고 나니 두통도 사라진 것 같고 다시 일어날 힘이 생겨났다.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이렇게 아픈 걸까? 감사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감사합니다.'


를 외치고 또 외쳐본다.

분명 좋은 일이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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