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어때? 맛있지?" "내 최애다. 진짜 맛있어요" 밖에서 맛있게 먹었던 건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꼭 해주는 편이다. 다행히 맛있어해 주니 요리할 맛이 난다.
지난주 도서관모임 때 한 감사님께서 주먹밥이라며 밥을 한 덩어리 내미셨다. 회원수대로 21개를 해오셨는데 안 오신 분들이 계셔서 2개씩 먹는 분도 계셨다. 퇴근하자마자 가족저녁을 챙겨주고 바삐 갔던 터라 배가 고파서였는지, 아님 맛이 좋았던 건지 알 수 없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게 눈 감추듯이라는 말처럼 주먹밥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었다.
먹으면서 감탄한 나머지 만드는 방법을 여쭈었고 결국엔 레시피를 받아왔다. 사각 햄 한통, 볶음김치, 계란, 김밥 김만 있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음식이었다. 사각햄을 0.5cm 두께로 썰어서 노릇노릇 해질 때까지 구웠다. 계란도 계란말이처럼 구워 사각햄사이즈에 맞게 잘랐다. 김치까지 볶아서 준비를 마쳤다. 이제 만들기만 하면 됐다.
비닐팩 가장 큰 것을 4등분 내고 김밥김을 길게 2등분 냈다. 사각햄통을 가져다 앞에 두고 비닐팩을 깔고 김밥김을 넣었다. 밥 한 숟갈을 볼록하게 떠서 넣고 사각햄을 넣는다. 다시 밥 한 숟갈 볼록하게 떠서 넣고 이번엔 볶음김치를. 다시 밥 한 숟갈 볼록하게 떠서 넣고 계란을 올리고 밥으로 덮는다. 마지막 의식은 김이 길게 남은 쪽을 덮고 비닐까지 덮어 꾹꾹 누른다. 꾹 눌러졌다 싶으면 비닐을 당겨 김밥을 꺼낸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했다. 꺼내진 김밥을 손으로 매만진다. 그럼 사각형 김밥이 탄생한다.
지난 주말, 별식으로 해줬던 사각김밥은 그야말로 인기폭발이었다. 주말에만 두 번이나 해 먹었다. 아이들도, 신랑도 만족해했다. 일반 김밥만큼 손이 가지만 별식으로 먹기에 충분할 것 같다.
중학교 졸업여행을 다녀온 아들이 내일도 사각김밥을 주문했다. '이거 팔아봐?' 쓸데없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와 콧웃음이 난다.
가족들이 맛있어하니 요리하는 것도 즐겁다. 당분간 우리 가족 최애 별식으로 자주 만들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