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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Nov 22. 2023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지금 딱 내 상황이다.
직장생활, 엄마노릇, 아내역할, 매일 글쓰기, 독서, 다이어리정리, 영상 시청 및 청취 등 해야 할 일이 끝도 없다.
하고 싶은 거, 해야 될 일들이 한가득이다.


자유로울 때는 영원히 자유로울 거라 착각했다.
갑작스레 직장을 나가다 보니 시간에 메여, 또 체력에 한계가 느껴져 정작 내가 해내야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그런 나를 하늘이 가엽게 여기신 걸까?
급작스런 휴가로 기다리던 지인을 만났고 모닝페이지에 대해 듣게 되었다.
깊숙이 듣지는 못했지만 자고 일어나 정신이 똑똑히 차려지지 않을 때, 나의 무의식과 만나고, 내 잠재의식과 대화하고 내속에 있는걸 필터 없이 마구 쏟아내는 거라고 하셨다.
지난주 금요일에 이야기를 듣고 와 토요일 새벽, 3시도 안 되는 시간에 일어나 주절주절 써 내려갔다.
얼마동안은 썼던걸 읽지 마라 하셔서 다시 읽지는 않았지만 내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갔다는 걸 안다.
첫날은 몰랐지만 이틀, 사흘이 지나다 보니 추천해 주신 작가님 말씀이 이해가 간다.
감정쓰레기, 감정찌꺼기를 싹싹 긁어 노트에 쏟아붓고 나니 아침이 개운하고 상쾌해졌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써 내려간다.


길 잃은 아이처럼 헤매던 내가, 어둠이 내려앉아 한줄기빛도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듯한 내가 한 발자국씩 발을 내딛게 된 것 같다.
아직도 욕심이란 녀석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지만 가능한 한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려 한다.
모닝페이지와 함께 한다면 그 걸음이 외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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