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공저프로젝트 주제가 정해지고 목차와 제목을 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픽업 때문에 운전하느라 귀를 연채로 듣기만 했는데 어제 녹화본을 받아 제대로 시청해 보았다.
대표작가님과 나를 포함한 12명의 작가님들이 줌으로 모여있었고 목차(뼈대)를 구상해 보는 시간도 갖었다.
다른 작가님들의 아이디어를 들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는 어쩌나? 어찌 써야 되지? 나쁜 이야기 말고 좋은 이야기만 쓸까? 나쁜 모습을 쓰는 건 내 얼굴에 침 뱉기일 텐데, 어쩐담. 괜히 신청한 건 아닐까? 다들 잘 쓰셨고 색깔도 분명하시네. 나는 아이 이야기를 안 쓰려했는데 써야 하나..., '
강의를 들으면서도 생각의 꼬리가 끊어지질 않는다.
이번 공저프로젝트의 주제는 '가족'이다. 좋든 싫든 사실을 끄집어내야 하는데 자꾸만 쭈굴 해진다. 아픔을 꺼낼 자신도 없다.
혹여 내 글이 가족들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염려도 된다.
'이 이야기를 쓸까? 아니야. 저렇게 쓸까?'
기획단계가 가장 재밌다는 대표작가님의 말씀에 공감이 안 가고 있다.
지금 내 마음은 좌불안석, 우왕좌왕이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길을 잃고 서있다.
'재미는 또 어떻게? 성찰이나 통찰은 또 어떻게? 그 내용으로 가능할까? 공감을 줄순 있을까?'
글쓰기를 왜 산고의 고통과 비교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심정이다.
기획부터 이렇게 막히다니, 앞길이 막막하다.
일단 추천해 주신 가족에세이부터 찾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읽고 싶은 책은 또 어찌 구하나 싶어 인터넷서점을 여기저기 쑤시며 다녔다. 욕심은 또 많아서 카트가 가득 찼다. 잘하고 있는 걸까? 정말 모르겠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처럼 다른 분들의 책과 드라마에게 조언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한계가 느껴지니 괜스레 서글프다. 혼자 쓰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쓰는 거라 민폐가 될까 봐 조심스럽기까지 하다.
어떻게 쓰는 것이 옳은 건지, 내가 하려는 이야기가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인지, 궁리하고 또 모색해야 된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를 안겨주기 싫은 마음이 가득하니 한숨이 끊이질 않는다.
한숨이 깊어가는 아침이지만 부딪혀봐야겠지. 한번 용기 내볼까?
어느 드라마에서 그랬다.
오늘의 내가 하지 않으면 미래의 내가 해야 된다고.
미루지 말고 해 보자. 그것이 무엇이 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