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팩

by 박현주

나는 관리하지 않는 여자였다.
1년에 쓰는 화장품값이 10만 원이나 될까?
립스틱 하나, 아이쉐도우 반짝이 하나, 색조화장이라곤 이게 전부다. 기초화장세트를 쓰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안 된다. 주름이 눈에 들어온 후에야 세트로 구매했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베이비로션만 사용했다.
혹여 화장품이라도 선물 받게 되는 날은 계 타는 날이었다.
그만큼 피부관리에 관심도, 필요도 못 느꼈다. 스크럽 하는 신랑을 보며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그런 내가 변화한 사건이 있었다.
같이 일하시는 선생님께서 마사지샵에 가신다고 했다. 고액의 화장품을 사면 일주일에 한 번, 얼굴과 상체를 마사지받는다고 하셨다.
처음 들었을 때는 화장품보다 상체마사지가 더 부러웠다. 얼마 전, 초음파기계가 들어와 받아봤더니 얼굴에 광이 난단다. 진짜 선생님얼굴에 광이 났다. 그 부분에서는 조금 부러웠다.
하루는 나를 뚫어지게 보시더니
"샘~운동해서 그런가? 모공이 좀 커진 것 같아, 관리 좀 해야겠다"라며 이야기하셨다.
그때부터 거울을 자꾸 보게 되었다.
'진짜 그런가? '
외모에 관심이 없던 내가 화장품을 고르고 있고, 딸에게 사줬던 데일리마스크팩을 냉장고에서 조용히 한 장 꺼내와 얼굴에 붙여보기도 했다.
'와!! 이 거시 원하니 좋네, 이래서 관리하는 건가?'
마스크팩을 한번 써본 것뿐인데 관리하는 여자가 된듯해내 가 좀 달라 보였다. 이게 뭐라고.
나보다 언니인 한 작가님께 물어본 적이 있었다.
어떻게 해서 얼굴에 잡티도 없고 어찌 그리 맑냐고 물어봤더니 20대 때부터 1일 1팩을 하셨다는 말을 듣고 새삼 놀랐다. 나랑 비슷한 연배인데 이럴 수가. 나의 20대, 그때도 나는 오로지 베이비로션 하나뿐이었다. 나는 왜 이리 피부에 관심이 없었던 걸까? 게으르게 산 것도 아닌데 말이다.
'피부에 양보하세요'란 말도 공감하지 못했던 나다.
그런 내가 1일 1팩에 도전했다.
이제 사흘째,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지만 관리하는 여자가 되고 싶어 졌다. 고가의 화장품은 못 사지만 누구보다 나를 위해 작은 실천하나를 더 해보기로 했다, 1일 1팩은 작지만 큰 기쁨을 선사했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 참으로 값지고 귀한 행동임을 깨달았다.

나를 위한 작은 행동 하나 가 나를 살리고, 나를 변화시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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