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신랑이 눈에 보일 때마다 묻고 또 물었다. 교통사고는 다음날에 더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는 소리를 들어서 괜찮냐는 질문을 쉴세 없이했다. 다행히도, 감사하게도 신랑은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일요일 새벽이 밝았다. 일요일엔 자전거를 타러 가는 날이라 주섬주섬 옷을 입으려는데 신랑이 바다에 놀러 가자고 했다. "저기 바다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까?" "괜찮겠어?"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수영이나 하고 올까?" 신랑이 던진 한마디에 가족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집에서 쉬고 싶다는 아들만 놔두고 세명은 준비가 끝나는 대로 바로 출발했다. 우리는 늘 계획 없이 여행을 자주 떠나서 여행의 기대감을 충분히 느끼지는 못하지만 오늘은 목적지에 갈 때까지 기대라는 걸 해보며 갔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로 향했다. 2시간 20분여를 달려야 했다. 쉬면서 휴게소도 들르고 여행다운 여행을 즐겨보기로 했다. 신랑과 대화는 자주 하지만 갇힌 공간에 함께 있다 보니 이야기에 꼬리가 물리고 물려 가는 내내 입이 바빴다.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딸은 이어폰을 꽂고 음악감상에 심취했다. 간혹 불러 대화에 끌여들이긴했지만 잠깐이 다였다. 가장 무섭다는 중2 라지만 이렇게 함께 여행을 온 것만으로 감사했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 주차하고 예매를 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한산도. 그러고 보니 딱 1년 만이다. 작년 여름엔 아들과 함께였는데 올해는 딸과 함께라니. 내년엔 다 같이 오기를 바라본다. 차도 싣고 우리도 배에 올랐다. 배에 오르니 진짜 여행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배가 움직이고 한껏 서늘해진 바람을 맞으며 한산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