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금씩 정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출판사 투고도 마쳤고, 공저프로젝트 수업도 오늘로써 끝이 난다. 아직 공저 초고 퇴고가 남아있긴 하지만 큰 산은 일단 넘은듯하다. 66일간 매일 글을 쓰는 별별챌린지도 이제 며칠 안 남았다. 오늘이 62일 차니 4편의 글만 더 쓰면 끝이 난다.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숨 막히게 달려왔을까? 조용히 눈을 감고 되짚어봤다. 다른 건 없었다. 욕심을 부린 것도 아니요, 보이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나는 그저 도전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욕심보다도 좋아서 덤빈 일들이 더 많았다. 목돈이 들어가는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도 때마침 곗돈을 타던 달이었기에 가능했다. 이건 무조건 하라는 하늘의 뜻이라며 도전을 이어나갔다. 나의 도전은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덧 10월에 닿아있다.
큰 숨이 절로 나온다. 이제 큰 목표들이 얼추 이루어졌고 마무리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다이어트도 3개월 동안 10킬로그램 감량을 목표로 정했는데 2킬로그램만 남았다.
이제 모든 것들이 완벽해지기 직전이다. 마음도 여유롭고 기분도 한결 가볍다. 적어도 며칠은 그랬다.
마음의 여유를 한껏 즐기던 오늘, 마음의 소리가 나를 툭툭 건드렸다.
'정복하고 싶다던 영어공부도 해야지, 독서는 안 할 거야?'
'아, 나 아직 이루지 못한 게 남아있었구나.'
깨우치고 나니 손안에 땀이 흥건하다. 올해는 한마디라도 입 뗄 수 있는 영어를 해야지 하고 선 제자리에 정박해 있었다. 영어생각을 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글 쓴다는 핑계로 영어도, 독서도 뒷전이었는데 이제 그것도 제대로 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그림도 그리고 싶고 바느질도 하고 싶은데, 몸이 하나뿐이라 속이 탄다. 그동안 마음 주지 못했던 곳에 마음을 쓰고 싶은 것뿐인데 이게 욕심인 걸까?
이제 하고 싶은 것을 차근차근 적어두고 하나씩 해봐야겠다. 꾸준한 독서를 위해 서평 쓰기도 다시 시작하려 한다. 시간 날 때마다 그림과 바느질도 하고, 지금 읽고 있는 영어 관련에세이도 빨리 읽은 후 본격적인 영어공부를 시작하고 싶다.
지금 다가온 이 설렘을 잊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꾸준히 걸어 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