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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업만 잘 해도 1

6 탐구와 연구 능력이 향상된다

by 교수 할배

(이 글에서는 연구, 탐구, 과학적 방법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학생들에게 연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학교에서 과학 공부에 충실하기를 제언한다. 나는 교육학자로 과학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과학적인 방법을 잘 아는 학자이다. 학자는 과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과학교과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매우 '과학적'으로 만들었다. 간단한 말이지만, 과학 수업은 '과학적 방법'을 길러주는 수업이어야 한다. 과학 수업을 통해 과학적인 방법을 기르기 위하여 몇 가지를 제언한다.


1) 탐구결과를 전시하고 발표한다.

학생들이 과학시간에 탐구한 결과를 전시하거나 발표하게 한다. 발표와 전시는 아래에서 설명할 통합탐구기능에 해당하며, 기초탐구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왼쪽의 표는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과학교과서의 첫번째 단원 순서이다. 중간의 숫자 1부터 11까지는 '차시'라고 하여 수업 순서를 의미한다. 과학시간이 일주일에 두 번이면 이번주에는 1과 2차시 수업을 한다. 9~10차시에는 창의융합 영역으로 '상상 속 살아 있는 박물관 만들기' 수업이다. 만약에 담임교사가 교과서의 순서대로 1차시부터 가르치면 학생들이 '박물관을 만들' 준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단원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창의 융합" 차시를 먼저 소개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면 학생들이 "박물관 만들기'를 위하여 1차시부터 준비할 수 있다.

왼쪽 표는 같은 학년의 둘째 단원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9~10차시에 '식물의 한살이 작품 전시회 열기'를 한다. 이 차시를 먼저 소개한 다음에 1차시부터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자신이 전시할 식물을 선정하고 싹을 틔우고 관찰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과학적 탐구역량을 더욱 잘 갖춘 상태에서 전시회를 하게 된다.


참고로, 탐구한 결과를 전시하고 발표하는 유형의 학습을 세계적으로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란 용어를 널리 사용한다. '창의융합'이란 용어는 우리나라에 특화된 용어인듯하다.


이 글의 독자가 선생님이라면 이미 학생들에게 '창의융합' 차시를 먼저 소개한 다음에 첫 차시 수업을 할 것으로 추측한다. 학부모라면, 자녀의 과학교과서를 보고 단원별로 마지막 부분에 제시하는 '발표 또는 전시' 차시를 확인하자. 그 내용을 자녀에게 알려주고 전시 또는 발표를 준비하는 과학 공부를 하도록 독려하자. 만약에 학교에서 발표나 전시를 하지 않는다면 가정에서라도 그러한 기회를 제공하기를 권장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3학년 이상은 한 학기에 네 번 정도 실시한다. 1년에 여덟 번이니, 자녀의 연구능력을 기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이다. 학급에서 발표 및 전시회를 개최하더라도, 가정에서 다시 한번 실시할 수도 있다.


2) 기초탐구기능을 숙달한다.

우리나라 과학교과서에는 탐구기능을 기초와 통합의 두 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이 두 가지 탐구기능은 다른 교과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므로 과학시간에 정확하게 배워두면 유용하다. 기초탐구기능은 3~4학년 과학교과서의 처음 단원에서 집중하여 다루는데, 그 여섯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⑴ 관찰, 관찰이란 감각 기관으로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문제 인식은 관찰에서 나오기 때문에 관찰은 모든 과학 탐구의 기본이 된다.


.⑵ 측정, 측정은 관찰한 결과를 수량화하는 활동이다. 우리가 감각 기관을 통해서 관찰할 때에는 정확하게 나타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자, 눈금실린더, 피펫, 저울, 온도계, 시계 등을 사용하여 길이, 부피(양), 무게(질량), 온도, 시간 등을 재는 활동이 측정이다.


⑶ 분류, 분류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물이나 사건, 현상들을 그 공통적인 속성이나 조건에 따라 같은 범주로 묶거나 다른 범주로 구분하는 과정이다.


⑷ 예상, 예상이란 과거의 과학적 경험에 기초를 두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해 보는 것이다.


⑸ 추리, 추리는 관찰 결과, 과거 경험, 이미 알고 있는 것 등을 바탕으로 탐구 대상의 보이지 않는 현재 상태를 생각해 보는 과정이다.


⑹ 의사소통, 의사소통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지식, 정보 등을 전달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지식, 정보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의사소통은 말뿐만 아니라 글, 몸짓, 그림, 그래프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3) 통합탐구기능을 숙달한다.

통합탐구기능은 초등학교 5~6학년 과학교과서의 첫 단원에서 집중하여 다룬다. 기초탐구기능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의 통합탐구기능을 기른다. 통합탐구기능은 앞에서 설명한 '과학적 방법'과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 문제 인식, 문제 인식은 자연 현상을 관찰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자연 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가설 설정, 가설 설정은 인식한 탐구 문제에 대한 검증 가능한 가설을 세우는 것이다. 가설은 어떤 현상을 관찰하고 그 원인이나 까닭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 낸 잠정적인 설명이다.


(3) 변인 통제, 변인 통제란 실험 및 조사에 영향을 주는 여러 조건들을 확인하고 이를 일정하게 통제하거나 조작하는 활동을 말한다.


(4) 자료 변환, 자료 변환이란 관찰, 분류, 측정, 실험으로 얻은 결과를 기록하고, 결과 자료를 쉽게 해석할 수 있도록 표나 그래프 등으로 변환하거나, 자료의 내용에 따라 모형을 사용하여 알맞게 변형하는 활동을 말한다.


(5) 자료 해석, 자료 해석은 관찰이나 실험으로 얻은 자료를 분석하고, 예상이나 추리를 통해 가설과 연관시켜 의미 있는 관계나 경향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6) 결론 도출, 결론 도출이란 해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거나 가설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며, 증거로 수집된 자료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검토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7) 일반화, 일반화란 구체적인 사례나 검증된 사실들로부터 일종의 외삽이나 귀납을 사용하여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이끌어 내는 과정으로, 특수한 환경 즉 몇 개의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상황에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발표회,


여러 번 강조한 대로, 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학교과서는 탐구역량을 기르는데 최고로 적합하게 만들었다.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과학교과서도 수록된 모든 실험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편찬되었다. 학교에 실험 장비도 충분하게 확보되어 있다. 교사들의 수업 외 업무가 바쁘지 않기 바란다. 혹시 학교에서 어떠한 사정으로라도 과학수업의 충실도가 낮아진다면 가정에서 보완하여 미래 세대의 연구 역량을 키우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비상교육,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과학 교사용 지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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