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만난 손녀가 나를 알아볼까?

2살 먹은 손자가 낯을 가릴까?

by 교수 할배

2년 전 손자가 태어났다. 그때 집사람이 며느리의 산후조리를 도운 적이 있다.

당시에 손녀가 1년 6개월 정도의 나이였다.

그 손녀가 우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그리고 2살 먹은 손자는 나에게 호의적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들이 자가용으로 우리를 마중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와 보니, 아들이 도착하여 많은 짐가방을 다 실은 후였다.


아들은 손주들에게 나랑 하이파이브를 하라고 시켰다.

자다가 깬 상태에서도 손녀는 손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하였다.

손자도 반쯤 잠긴 눈을 뜨고 누나가 하는 대로 했다.

아마 저희 할머니와 이미 하이파이브를 한 상태라 그런지 손주들이 별로 주저하는 기색이 없이 나하고 손바닥을 마주쳤다.

그들이 낯을 가리지는 않은 거 같아서 안심이 되었다.

한국에 있을 때 페이스톡으로 아들 부부와 대화할 때 보면 손주들은 자기 의사 표현을 거의 하지 않았다.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사드려라고 권장하면 손을 들어 “Hi”나 “Bye”를 하는 정도여서 그들과의 만남에 대하여 약간 염려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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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 아내는 ‘일단 먹는 걸로 친해두어야 한다’며 비행기에서 나누어 주는 맛있는 과자를 남겨두었다가 손녀와 손자에게 주었다.

나는 아내가 챙겨둔 음료수 두 캔을 빼돌려 내 손가방 속에 넣어 두었다.

손주들이 달달한 음료수를 마시면 기분이 풀려서 나에게 호의적으로 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잔머리의 결과였다.

아내의 동의와 배려가 담긴 그 음료수를 손주들에게 주었다.

손자들은 한 캔씩 맛있게 마셨다.

아들은 공항으로 오면서 자녀들에게 공항에 가는 이유를 말해준 사실을 이야기했다. 자기가 어릴 때 살았던 어머니 아버지가 오신다.

너희들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신다.

그분들이 오늘 공항에 도착하시니 마중 나간다. 이렇게 설명하자 딸이 그랬단다.

나도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아보았는데라고. 손녀는 기억력이 좋은가보다.


아들 부부가 말하기를 요즈음은 딸이 말을 많이 하는 시기라고 하였다.

손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에게 집안 여기저기를 설명을 많이 해 주었다.

자기는 초록색 접시를 좋아하며 동생은 핑크색 접시를 좋아한다고.

그리고 내일이 일요일이라 교회에 가는 날이라는 걸 아는지,

드레스를 여러 벌 들고 와서 나에게 옷별로 특징을 구분하여 알려 주었다.

나는 설명에 진심인 손녀의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치고 옷이 예쁘다고 해 주었다.

손녀가 나에게 호감을 보인 걸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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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는 나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내는 감자를 잘게 썰어서 볶고 프라이팬을 뒤집고 하는 모습을 손주들이 옆에서 구경하게 하였다.

그리고 만드는 즉시 먹여주니까 좋아하며 맛있게 먹었다.

나는 손자 옆에 앉아서 접시를 잡아주고 붙어있는 감자들을 먹기 좋게 떼어 주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아들이 손주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활동에 대하여 제언한 내용이 생각났다.

그중에서 공차기와 산책이 있었다. 집에 있는 공을 찾아서 손자에게 보여주면서 같이 차자고 했다.

응접실에서 서로 차주며 놀았다. 그리고 산책을 가자고 했다.

함께 집 밖으로 나와서 “할아버지와 손 잡고 걷자”라고 말하면서 오른손을 내미니 손자가 내 손을 잡았다.

산책을 마지고 집에 들어와서 잠시 쉬고 있는데 손자가 나에게 와서 안겼다.

친해진 표시로 느껴졌다.


손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먼저 호의를 가지고 친절하게 대하면서 그들이 관심을 보이는 활동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야 했다.

아들 부부의 제언을 참고하여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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