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었어? 우리집 2호야!

그럼 1호는?

by 교수 할배

잠자기 전에 이메일 체크하다 손을 들어 만세를 부르며 “와”하고 탄성을 질렀다.

옆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고 있던 아내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왜 그래요?”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가 되었다는 이메일이 왔어, 하하하”

“거기는 신청하기만 하면 다 작가로 인정해 주는구나.”

아내가 시큰둥하게 응답하자 좀 서운하였다. 눈치챈 아내가 한 마디 더 했다.

“우리 집 2호 작가네”


나도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기 위하여 여러 날을 준비하였다.

신청에 필요한 자료인 작가소개와 작품계획을 브런치 작가(소소러브)와 큰아들의 도움으로 준비하였다.

두 사람은 이미 작성한 글 두 편을 읽고 그에 대한 피드백도 주었다.

브런치 작가 선정에 세 번 실패한 뒤에 선정된 작가의 글도 읽고 참고했다.

드디어 신청을 하였고, 인터넷에 떠다니는 소문으로는 2~3일 뒤에 연락이 온 댔다.

그런데 신청 당일 한밤중인 1시경에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으니 ㅎㅎ.


그러고 보니 내가 우리 집에서 공식적으로 작가라는 칭호를 받은 두 번째인가 보다. 1호는 큰아들이다.

큰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인터넷에 판타지 소설을 올렸다.

인문계에 다녔기에 수능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였다.

이때 흔히 듣는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있었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정규 공부시간과 자율학습을 열심히 하는 줄 알았다.

아들은 자율학습이 끝나는 11시 넘어서 귀가했기 때문이다.


장남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건 우연히 알게 되었다.

내가 새벽 2시경에 깨어나 거실로 나왔는데, 불이 꺼져 어두컴컴한 거실에서

고등학교 2학년 큰아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무척 놀랐다. 어두컴컴한 거실로 나왔는데 컴퓨터 모니터가 켜져 있고 그걸 뚫어져라 보고 있는 아들 모습이 상상되는가?

놀란 내가 아들에게 큰 목소리로, “너! 지금 뭐 하고 있니?”라고 소리쳤다.

그 소리에 아내가 깨어나 거실로 나왔다. 아내도 처음에는 의외의상황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였는데, 이내 차분하게 아들의 말을 들어보자고 하였다.


아들 입장을 간추려보면 이렇다.

‘글을 쓴 지 몇 달 되었다. 글 쓰는 친구들이 몇 명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내 글이 선작수 10위 안에 들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온다.

지금서부터 대략 2주 정도 지나면 그런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게 된다.

그동안은 글을 써보고 싶다. 대학을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다.

정규 공부 시간에는 열심히 하겠다.

수능을 치고 한국 대학교에 입학하여 1년을 다닌 뒤 계획대로 미국으로 유학 간다. 대신 도움이 필요한데, 담임선생님에게 말해서 정규 수업 시간은 열심히 참석하지만, 자율학습 시간에는 집에 와서 글을 쓸 수 있게 해 달라.’


우리 부부는 처음에 아들의 말을 믿기 어려웠다.

나는 좀 감정적이라 이 일에 간여할수록 상황이 좋지 않게 전개될 우려가 있어서

아내에게 맡겨두었다.

며칠 뒤 아내의 말을 들으니 큰아들에게 글재주가 있단다.

한 번 쓰면 퇴고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고,

320페이지의 책 한 권 분량을 5일이면 완성한다고 하였다. 아내는,

담임 선생님께 아들의 계획을 말씀드리고 자율학습에 대하여 협조를 부탁드렸다.


카렌 표지.png

아들은 자기가 계획한 대로 자율학습시간을 활용하여 글을 썼다.

예상한 대로 얼마 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신하여 아내가 출판 계약서에 서명했다.

계약하는 장소에 나도 따라갔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출판사 관계자가 어려 보이는 아들을 부를 때, 정중하게 ‘작가님’이라 칭했다.

이리하여 큰아들은 엄마가 1호로 인정하는 우리 집의 자랑스러운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2005년에 1권과 2권을 출판했다.

2호 작가로 시작하게 되어 마음은 1호가 되는 편만 못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상세하게 쓰려고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거나 내용을 두루뭉술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기억력이 좋은 아내가 생각을 일깨워주고 명확한 정보를 준다.

1호 아들은 바쁜 중에서도 위에서 말한 대로 내가 작가 신청서를 내는 과정에 협력하였으며, 내가 글쓰기에 대한 기법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가족 중에서 2호가 되면 일타삼피의 혜택을 누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성적을 올리는 쉽고 확실한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