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아내와 함께 아들네 집에서 지내면서 손녀와 손자를 돌보아주고 있다. 나도 브런치스토리 작가를 시작하여 글을 올리기 때문에
아들에게 자문을 받고 싶어서 틈틈이 생각나는 대로 물어본다.
며느리는 한국의 친정 부모님 댁을 잠깐 방문하러 갔다.
이 때문에 아들은 손녀 손자 돌보느라 눈코 뜰 사이가 없어서 내 글에 대한 비평을 부탁하려면, 적절한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아들이 쓴 판타지 유형의 소설을 모두 읽어본 건 아니다.
다만 동생들이 형의 소설을 읽고 무척 좋아한다는 거는 알고 있다.
재미가 있거니와 무료이다. 형이 글의 검토를 부탁해서 보는 거니까
부모로부터 공부는 하지 않고 소설을 읽는다고 야단맞을 염려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도 유명한 출판사에서 아들과 계약하기를 원했다.
보고 들은 바에 의하면 아들 글재주의 장점은
첫째, 전체의 구상을 머릿속에서 하는지 종이에 써 두지 않는다. 그 많은 등장인물, 배경, 사건, 내용 전개 등을 머리에 저장해 두고 생각하는 대로 쓴다.
둘째, 독자들의 호응을 받는 방법을 터득했다. 책을 출판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머리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아들은 즉시 독자들에게 자기가 쓰는 글을 읽고 느낀 점을 댓글로 올려달라고 부탁하였다. 바로 그날로 수많은 댓글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 몇 편을 골라 머리글로 편집하여 출판사로 보냈다.
셋째, 글을 쓰는 속도가 놀랍다. 소설책 한 권의 분량이 320페이지 정도인데,
하교후에만 글을 쓰는데도 5일이면 완성한다.
연휴에 쓴다면 3일 만에 끝낸다.
이런 솜씨가 있어서 우리집 1호 작가가 되었다.
글재주가 좋은 1호 작가에게 나의 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내 글의 성격, 글의 내용, 구성 등에 대하여 아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하루는 아들이 재택근무를 하여 같이 점심을 먹었다.
혹시 쉬는 시간이 있으면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을 읽어보고 피드백을 달라고 부탁했다.
아들은 피드백을 몇 가지 하였다. 우선 글의 성격을 단순하게 만들라고 권했다.
나는 2개월 뒤면 퇴직하므로, 아내와의 일상, 아들 부부 소식, 육아 노고 응원, 손주 성장 도움 정보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생각을 전개하고 싶었다.
이에 대하여 아들은 단순하게 ‘퇴직 교수의 생활’에 대하여만 집중하라고 권하였다.
그리고 직접 경험한 일에 대하여 써야 독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육아에 대한 거를 쓰려면 항상 같이 살면서 돌보아야 하는데,
손주들과 같이 생활하는 기간이 짧단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글을 보면 아들과 며느리의 육아에 대한 글은 없단다.
그래서 육아 노고 응원을 포함하기도 적절하지 않아 보인단다.
아들의 말을 요약하자면,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해서 그 주제에 집중해야
독자들도 그런 내용을 기대하면서 읽는다고 권유하였다.
글의 내용은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덧붙였다.
글을 읽는 독자가 아빠와 친한 경우에는 글 속의 상황을 모두 알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