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 좋아요!

2. 제대로 되기를 기원하며

by 교수 할배


2025년 우리나라,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였다. 이 정부에서는 교육분야 핵심정책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전국의 주요 도시에 자리한 9개 거점국립대를 서울대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네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5년간 약 4조 원을 투입하여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상향한다. 둘째, AI 기본교육 등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취업 보장 계약학과를 확대한다. 셋째, 전략산업 관련 특성화 분야를 육성한다. 넷째, 지역 내 일자리를 확대하고 문화 여가시설을 확충한다. 부수적으로 교원에 대한 겸직 지원도 포함하였다. *1)

2GZ0C0BZ3C_5.jpg


이렇게 거대한 프로젝트가 시행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선 수도권으로 몰리는 대학입시경쟁이 분산된다. 또한 거점대학들이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의 반열에 올라설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교육비 투자액이 세계의 대학랭킹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2). 그리고 학생들은 취업 역량이 강화되고, 교수들은 연구 및 수업 역량이 향상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첫째, 확보한 재정을 9개 대학에 배분하여 지원한다고 해서 거점대학이 서울대만큼 우수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이 사업에서 내세우는 ‘서울대’의 의미가 불분명하다. 서울대만큼 영향력을 가진 대학인지, 한국을 이끌 연구성과를 낼 대학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셋째, 서울대조차 연구업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보이지 못한다*3).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도 염려해야 한다. 학생들은 정부 프로젝트의 결과로 취업 역량이 커지면 재학 중인 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기업이 아니라 수도권 소재의 직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진학 예정자의 45.7%는 ‘서울대가 10개 만들어질 경우 진학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졸업 후 지역에서 취업 및 정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엔 ‘없다’가 47%로 ‘있다’(26.3%)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았다*4).


교수들도 수도권 대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지방대 교수의 수도권 이동은 연구 환경, 처우, 대학 서열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5). 수도권 대학과 과학기술원(-IST) 계통 대학은 연구 시설이 우수하고 연구 시간을 더 확보해 준다. 뿐만 아니라 연봉은 상승하고 강의 시간은 줄어든다. 그리고 수도권 대학에서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와 국책사업 유치 경쟁 등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지방의 우수 교수를 적극 영입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따라서 5년 뒤에 지역거점대학교의 교수들의 역량이 향상되고, 정부의 지원이 없어지거나 약화되면 수도권 대학으로 이동하는 학자들이 증가할 것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는 5년 동안 계획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해당 대학들도 절실함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다만 계획하는 단계부터 앞에서 언급한 염려 사항들을 해결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연구’이다. 교수들이 세계의 학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도 기초적인 연구역량을 기른다면 취업하는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연구자로도 보람 있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서울대 10개 프로젝트에서 교수와 학생의 ‘연구 역량 향상’을 핵심과제에 포함한다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부의 발표에는 교수와 학생들의 연구에 관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여론 중에는 서울대의 연구역량이 세계를 이끄는 수준에 다다르지 못하는 상황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이 연구 영역을 소홀히 한다면, 사업을 종료한 이후에 지방 거점국립 대학교의 교수와 학생 연구역량에는 변화가 크지 않을 거라는 노파심이 든다.



(출처)

1) 양철민, 장형임. ‘학부-대학원-연구소’ 패키지 지역 거점으로… 교육계 “서울대 글로벌화도 어려운데", (입력 2025-09-30)

https://www.sedaily.com/NewsView/2GY3S2Q6X1/GK0101?utm_source=dable, (검색일. 2025년 10월 3일)

2) 한승희, 서울대 10개 만들기, 2025년 5월 21일,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212058015#ENT, (검색일. 2025년 10월 3일)

3) 장형임, 베일 벗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거국에 4조 추가 투입, (입력, 2025-10-01)

https://www.sedaily.com/NewsView/2GZ0C0BZ3C, (검색일. 2025년 10월 3일)

4)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교육 지옥 [뉴스룸에서], 김소연(2025-10-01).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21863.html, (검색일. 2025년 10월 3일)

5) Naver, 지방대 교수의 수도권 대학 이동, AI 브리핑 결과, 2025년 10월 3일, (검색일. 2025년 10월 3일)

keyword
월, 화, 수, 목 연재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