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탐구 탐구 탐구
전편에서는 세계적인 대학평가에서 연구 성과가 90%를 차지한다고 소개하였다. 그래서 모든 초중고대 학교에서 학생의 연구 능력을 기르는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TIME에서 발간한 책의 내용, 과학적인 방법, 핀란드와 한국의 교육대학 학점 비교, 그리고 블룸(Bloom)의 인지적 영역을 다루겠다.
위는 타임(TIME)지의 특별호 표지와 목차 사진이다. 제목은 “세계를 발전시킨 100가지 아이디어”이다. 내가 미국의 서점에서 발견한 책으로 제목이 매력적이라 그 내용에 호기심이 생겼다. 표지에서 보듯이 이 책은 세계의 발전에 이바지한 석가모니, 상대성이론, 다윈의 진화론 등을 소개한다. 오른쪽 목차에 보면, 계몽시대의 영역에 '과학적 방법(Scientific Method)'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적인 방법은 지금도 학교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을 정도로, 인류발전에 기여도가 크게 인정되었다.
과학적인 방법은 왼쪽 그림에서 보듯이 크게 6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그림의 위에서부터 오른쪽으로 보면, 관찰과 탐구질문, 주제에 대한 이론 탐색, 가설설정, 가설 검증 (실험), 데이터 분석, 결론의 순서이다. 과학적인 방법은 과학연구의 토대이다. 그리고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교육학과 같은 사회과학을 연구하는데도 적용된다.
알아차렸겠지만, 과학적 방법은 논문 작정절차와 비슷하다. 학위논문과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의 목차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연구주제(탐구질문), 서론(필요성, 중요성), 이론적 배경, 가설, 연구방법, 연구결과, 결론의 순서이다. 이처럼 논문의 요소와 과학적인 방법이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교육은 사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고하는 마음의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고하는 마음의 훈련"이 바로 "과학적인 방법의 훈련"이다. 훈련이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과학적인 방법을 기르는데도 많은 시간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위의 사진은 미국의 초등학교 1학년들이 교내에서 학년별로 개최한 과학탐구대회(Science Fair)에 출품한 작품이다. 왼쪽 학생은 계란이 깨지지 않도록 걷는 방법에 대하여 탐구하였으며, 전시회에서 성인의 손을 잡고 직접 계란 위를 직접 걸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 학생은 껌 전쟁(Gum Wars) 연구를 수행하였다. 민트향과 과일향 껌을 씹을 때 두 가지 껌의 향기가 지속되는 시간을 비교하였다. 오른쪽 위의 실험결과(DATA) 표에는 두 종류 껌의 향이 남아있는 시간을 측정한 수치를 보여준다. 두 연구 모두 가설에 대하여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결론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전시회에서 발표를 하고 연구를 마무리하였다.
이들의 발표판에 적힌 큰 글씨의 내용은 과학적인 방법을 암시한다. 연구결과를 보여주는 판에서는 탐구문제(Question), 가설(Hypothesis), 이론(Background), 실험재료(Materials), 실험절차(Procedure), 실험결과(Data), 실험결과 분석(Analysis), 결론(Conclusion)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과학적인 방법의 절차를 적용하여 연구하였다.
미국은 초등학교(유치원 1년 포함) 7년 동안, 그리고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동안 이러한 탐구를 수행한다. 한 학년에 보통 2회씩, 13년 동안 26회 정도 탐구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그러므로 대학교에 가서도 연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를 우리나라 유학생들보다 쉽게 완료한다.
가끔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고등학생들이 부모 찬스를 이용하여 교수들과 함께 작성한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비리를 공개한다. 그 연구에서 우리나라 고교생이 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비리로 간주한다. 미국에서도 고등학생이 대학교수와 연구하고 그 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하여 대학교 입학 스펙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학생이 주제 정하기부터 연구수행 및 결과보고서 작성까지를 주도적으로 실행한다. 교수는 학술지에 게재할만한 논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연구절차를 모니터링하고 연구방법과 글쓰기에 대하여 자문하는 정도이다. 고등학생들이 국제적인 학술지에 게재할 역량이 되는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적인 연구과 글쓰기에 익숙한 덕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교내에서 학년별 또는 전교생이 함께 참여하는 탐구대회를 개최하는 사례가 드물다. 학생들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대학입시에서는 과학적인 탐구의 비중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중고에 다니는 12년 동안 대다수의 학생들은 과학적인 방식을 연습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다.
실은 우리나라 몇몇 초등학교에서 탐구학습을 적용한 프로젝트 학습을 시행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학부형의 말에 의하면, 딸이 1학년 때는 프로젝트 학습이 처음 하는 공부방법이라 무척 어려워했단다. 그런데 1학년 때 두 번 실천해 보더니 2학년부터는 제법 익숙해지고 3학년 때는 스스로 수행할 수 있더란다. 이러한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처음 맞닥트리는 학생이라도 탐구학습을 세 번 정도 수행하면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선생님과 학부형, 그리고 학생들은 참고할만한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