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가 몽골언가, 손자가 하는 말

알아듣기 어려운데, 글로 쓸 수 있을까?

by 교수 할배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이후로 손주들에 대하여 글을 자주 쓰고 있다.

쓰다 보니 큰 손녀 이야기를 빈도 높게 다루게 되었다.

그 애는 2년 전에도 만났으며, 요즘도 가까이 와서 말을 붙이고, 동작도 빠르다.

만나는 기회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글쓰기 소재가 생긴다.


아내는 어떤 상황을 염려하는지 두 가지를 주문했다.

“손주들에 대하여 골고루 써야 한다.”

“한 집 아이들 이야기만 쓰면 안 된다.”


손녀 이외에 손주가 두 명 있다.

큰아들네 손자는 태어난 지 1년 6개월 되었는데

그 애 말은 알아듣기 어렵고 동작도 느리다.

어린이집 오고 가면서 내가 그 애를 차에 태어주면서 안아주는 게 대부분이다.


막내아들네 손자는 세상에 온 지 이제 한 달 되었다.

막내며느리가 보내온 사진과 영상을 보면,

새 손자는 머리를 조금씩 돌리고 눈망울만 이쪽저쪽 움직일 뿐이다.


두 명의 손자는 아직 어려서 글 쓸 거리를 찾기 어렵다.

그런데 아내의 당부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손자들에 대하여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 사진이라도 많이 넣어 글을 쓰면 되나?

아니지,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사진보다는 글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데.


아내의 말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손자는 말이 느리고 불분명하지만 글의 소재를 찾기가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다.

나는 모차르트 닮은 손녀의 할아버지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창의적으로 소설을 써서 출판한 아들도 있지 않는가.

나는 대학교 다닐 때 창의력 테스트에서 아마도 1등을 했던 기억도 난다.

순간순간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자주 떠 오른다.


큰 아들네 손자는 필요한 말을 ‘단어’만 말한다.

며느리는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도록 독려한다.

이런 식이다.

“물”

“까까”


며느리가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는

할아버지라고 아내를 할머니라고 불렀다.

아마 엄마가 가르쳐주었을 터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모습이 더 보고 싶었는지, 아들이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어디에 계시니?라고 물으면,

나를 가리키며, “할아버지”

아내를 가리키며, “할머니”

아들을 가리키며, “아빠”

엄마에게 “엄마”

손녀에게 “누나”라고, 아예 전부 말해버린다.

다시 묻지 마세요라는 태도로.

사과 1.png

한 번은 손자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앙와”

“뭐라고 말하는 거니?”

앙와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어, 누나에게 물어보자”

누나에게 동생의 말을 해독하라고 했더니, ‘사과’라고 하였다.

“‘할아버지, 사과 주세요’라고 해 보세요.”

“할아버지, 사과 주세요”

“알았어요, 깎아줄게요”


사과를 빠르게 깎아서 우선 작은 조각을 주었다.

그런데 손자가 화를 내면서 손을 저었다.

아니야!

“왜 그러니?”

“**&&@@”

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였다.


옆에 있던 아내가 "혹시 작다고 그런가?"해서 다시 물었다.

“크게 잘라 줄까?”

응!

사과를 크게 잘라서 주니 받아먹었다.

그리고 이미 자른 작은 거도 주었더니 받았다.


손자는 말소리는 명확하지 않아도 의사는 분명하게 표현한다.

친해질수록 더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겠지.

손녀가 손자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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