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는 집에서 카리스마를 뽑낸다.
카리스마(Charisma)는 다른 사람을 매료시키고 영향을 끼치는 능력을 가리킨다.*
주도권을 잡고 가족들에게 영향력을 휘두르고 싶어 한다.
큰아들네 손주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12월 23일부터
열흘 동안 겨울방학을 하는 바람에 집에서 지낸다.
다행히 아들 내외도 직장에서 휴가 기간이라 집에서 같이 밥 먹는 기회가 늘었다.
아들 가족은 식사를 할 때마다 ‘음식 축복 기도’를 한다.
기도할 사람을 손녀가 지명한다.
대개는 아빠나 엄마가 부탁하는 일이다.
아들 집에는 현재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5명이다.
나, 아내, 아들, 며느리, 그리고 손녀.
처음 며칠은 손녀가 어른 네 사람을 번갈아 시키기 위하여 애썼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할아버지’만 지명했다.
손녀의 지명을 받은 대로 내가 기도를 몇 번했다.
계속하다 보니 바꾸고 싶었다.
어린이에게 공정하게 일하라고 주장하기는 이르다.
한 가지 간단한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손녀는 스티커가 많다.
학습용도 있고
장남감에도 포함된다.
스티커 세 개를 식탁 옆 창가에 있는 블라인드에 붙여두었다.
손녀에게 선언했다.
“여기 스티커가 세 개 있다.
앞으로는 네가 기도를 할 때마다 한 개를 뜯어 낸다.
알았니?”
“어”
“이거 다 뜯어 내면 그 때 나에게 부탁하세요.”
“예.”
이렇게 한 목적은
기도를 할 수 있는 성인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말을 한 다음 식사에서는
손녀가 스스로 기도하겠다고 자원하였다.
부모는 딸이 착하게 기도하자 대견해하였다.
기도를 마치고는 나를 보더니
“그거 하나 떼세요.”라고 하였다.
가족들은 손녀가 스티커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웃었다.
음식 축복 기도를 두 번 한 다음에는
내가 없는 사이에
손녀는 남은 스티커 한 개도 마저 없애버렸다.
그리고는 “이제 하나도 없다”고 흐뭇해 하였다.
나도 마지못해 인정하며 미소로 답하였다.
손녀하고 이런 밀당을 하며 지낸다.
카리스마란 사람들의 관심 및 존경을 받을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는 혐오감을 끌어내는 특성이다*.
손녀의 카리스마가 호감과 존경 받을 거라 믿는다.^^
* https://ko.wikipedia.org/wiki/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