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민감하면 아이들이 편안하네

남편은 미안하고

by 교수 할배

손주들은 아들 내외가 재운다.

재우기 전에 영상을 보여주거나 책을 읽어 준다.

9시경에 가족이 모여 하루를 정리하는 기도를 한다.

그런 후에 불을 끄고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침대 곁에 앉아 있는다.

우리 부부는 손주들이 잠든 후에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는 밤 11시 경에 손주들 방에 조용히 들어가서 잔다.

잠을 자면 피곤한 몸이 쉬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데 매일 밤중에 손녀와 손자가 한 번씩은 깬다.


어쩔 때는 엄마를 찾고, 어떤 때는 화장실을 가고 싶어 일어난다.

손자는 그냥 울 때도 있다.

아내는 손자가 기저귀에 소변을 보고 따뜻하여 깨어난다고 하였다.

나는 울음 소리 때문에 눈이 떠진다. 게슴츠레한 눈에 띄는 건,

아내가 손녀나 손자를 다시 재우기 위하여 조용하게 말하는 모습이다.

날마다 반복된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여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기를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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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들들을 기를 때도 그랬다.

아들의 수가 두 명 일 때,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의 모습이 무척 피곤해 보다.

“얼굴이 왜 그래요?

밤중에 무슨 일 있었어요?”

“아이가 밤에 깨서 울었어요,

그 애를 다시 재우느라, 잠을 못 자서 그래요.”

“아이가 깼어?

듣지 못했는데.

나를 깨우지 그랬어.”

“너무 곤하게 자고 있어서 깨울 수가 없었어요.”


사실 나는 잠을 잘 잔다.

30대에는 자리에 누우면 1분 내에 잠들었다.

그리고 깨어나기 직전까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셋째 아이가 태어난 후에

밤 중에 아이가 우는 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렸다.

그 소리에 깨어나서 무슨 일인지 둘러보았다.

아내가 서서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래고 있었다.

“여보, 누워서 달래지 그래?”

“애가 계속 울어서 누워있을 수가 없어요.”

“그러면 당신이 너무 피곤하잖아.”

“다른 두 아이들도 이렇게 키웠어요.”

할 말을을 잃었다.


그랬구나.

애들은 밤마다 깨어났고

그때마다 일어나서 아이를 달랬구나!

잠 잘 자는 걸 무슨 훈장처럼 생각하며 자랑한 날들이 부끄러웠다.

아내는 사랑이 많은 가정에서 곱게 자랐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거의 겪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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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직후에 함께 테니스를 친 적이 있다.

아내는 라켓으로 친 공이 네트를 넘기지 못할 정도로 야리야리했다.

막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쯤, 다시 테니스를 하였다.

공이 네트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탄력을 받아 휙휙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다녔다.

같이 칠만 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힘이 생긴 이유도 궁금했다.

아내의 팔뚝을 보니, 내 팔뚝보다 굵었다.


근육이 늘어날 때는,

기존의 근육이 파열하여 그 상태로 굳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근육이 파열하면 얼마다 아프겠는가!

아내는 아이를 안아서 재우고 키우면서 팔의 근육이 얼마나 자주 파열되었겠는가!

아이 한 명당 2년이라고 해도, 네 명이니 8년이 넘는 세월이었구나!

아들이 모두 결혼하여 신체적으로 힘든 기간은 모두 지났다 생각했다.

이번에 손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밤 중에 깨어나는 애들을 달래느라 이제는 아내의 마음 근육이 파열하기 시작했다.

손주들이 깨어나면 민감함이 커진 나도 깨어난다.

그러나 도움이 될만한 일이 없어서 아내에게 미안하다.


손주들아,

잘 자라, 건강에도 좋단다.

날마다 할머니에게 숙면을 선물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란다.

할머니가 편안해야

할아버지도 너희와 놀아줄 여유가 더 생긴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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