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님께 올립니다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 수

by 교수 할배

인류 복지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 님께서 만든 노벨상을 수여한 지 125년이 흘렀습니다. 예상하셨습니까, 노벨상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될 거라는 것을요. 그래서 노벨상을 발표하는 시기가 되면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답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수상자가 없어서 저는 실망했지요.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두 분야에서나 받았기에 서운함이 더 컸답니다.


저희 나라는 유럽에 코리아로 알려져 있는데, 노벨님은 살아 계실 때 이 나라에 대하여 들은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르신다고 해도 많이 서운하지는 않습니다. 당시에는 조선이 큰 나라도 아니며, 인터넷이 있던 시대도 아니었고, 케이팝이 유행하던 때도 아니었으니까요.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과 한 강, 두 명이 노벨상을 받았답니다. 이분들이 노벨상을 받던 해에는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죠.


아시다시피 노벨상은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여섯 분야에서 수여합니다. 그런데 해마다 분야별로 수상자의 수는 달랐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문학상을 제외한 다섯 분야는 1명부터 3명까지 수상하였죠. 그러나 문학상은 한 명씩만 수상하였습니다. 저는 가끔 ‘다른 분야처럼 문학상 수상자도 늘리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상상한답니다.


문학은 음악과 미술의 창작활동에 영감을 줍니다. 문학은 예술가의 창조 활동에 기초가 되는 소재를 제공하며, 청각예술이나 시각예술로 거듭나기도 합니다. 또한 소설은 단편 영화나 연속물의 드라마로 제작됩니다. 뿐만아니라 공상과학소설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앞당긴 사실은 자주 들으셨겠죠. 이처럼 문학은 마치 저수지처럼 다양한 분야의 창작활동에 물을 공급하여 그 영역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 준답니다. 노벨님도 직접 시와 희곡을 쓴 문학 애호가셨기에, 문학이 어떤 학문보다 인류의 문명과 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노벨상에 문학상을 포함하였으니, 이 사실에 동의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노벨상의 어느 분야보다 문학상 수상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큽니다. 시민들은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수상 작가의 이름, 국적, 대표 작품에 대하여 알게 되며, 그 작가가 쓴 작품을 읽고자 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이러한 관심은 시민들이 책을 사는 발길로 이어집니다. 2024년에는 우리나라 작가인 한 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그 작가의 도서 판매량은 노벨상 수상 발표 이후 450배나 상승했대요. 이러한 상승은 다이나마트의 폭발력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뿐 아닙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헝가리 작가 라슬로의 작품도 수상 이후 판매량이 증가했어요. 수상 발표 직전 9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의 온라인 서점 한 군데의 이 작가 작품 전체 판매량은 약 40부였는데 수상 발표 다음 날 하루 판매량이 6천 부였답니다. 보셨죠? 다른 나라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더라도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전 세계인들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노벨상 분야는 문학상이 단연 으뜸입니다. 지금쯤은 노벨님께서도 문학상 수상자 수를 늘려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그런 경우에 상금이 더 필요할까봐 걱정되십니까? 문학상 수상자의 수를 늘리더라도 재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기관에 재정적인 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답니다. 노벨상은 분야별로 똑같은 상금을 지급하며, 한 분야에 수상자가 2명 이상이면 기여도에 따라 지정된 상금을 나누어 갖는답니다.


저도 압니다, 노벨상은 원론적으로 분야별로 한 명에게 수여한다는 걸. 그런데 과학과 경제학 분야는 공동연구를 하는 사례가 많아서, 같은 주제로 여러 학자가 연구에 참여하면 공동으로 수상합니다. 두 나라가 싸우다가, 협정을 맺고 평화롭게 마무리하면 양국의 대표자가 함께 평화상을 수상합니다. 반면에 문학은 대체로 혼자서 작업해서 그런지 단독으로 받습니다. 작가들이 개인별로 작업을 하더라도, 과학 분야처럼 유사한 장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으면 공동수상도 가능할 것입니다. 몇 년 전에 미국의 작사가 겸 가수인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해에, 노벨상 위원회에서 훌륭한 노랫말을 지은 또 다른 작사가를 발굴했다면, 두 명 이상 동시 수상이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벨님께서 상을 만든 기본정신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인류의 복지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상을 수여하라고 했습니다. 1세기가 넘게 적절한 사람들을 선정하여 상을 수여해 왔으니 충분히 만족하십니까? 혹시 뭔가 아쉬움을 갖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제 소견으로는, 노벨상 수상자의 업적이 사람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하기를 기대하실 거 같은데, 그렇지 않으신가요? 사실 여섯 분야 상 중에서 과학 분야의 세 가지 상과 평화상, 경제학상 수상자의 업적을 보통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문학상이 인류의 복리에 대하여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문학상 수상자 수를 늘리면 선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그만큼 증가하므로 그 기본정신을 더욱 잘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노벨님, 세계 최고의 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벨상에 문학상을 포함하라고 유언해주신 점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님이 상을 만든 고귀한 뜻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펼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하루속히 노벨문학상 수상자 수를 늘리는 문제가 공론화되기를 기대합니다.


2025년 11월 21일


설양환 올림


(추신) 노벨님, 그런데 님이 유언으로 남긴 ‘인류의 복지에 가장 크게 기여한(Greatest Benefit to Humankind) 사람’에게 상을 주라는 말은, 코리아의 시조인 단군이 남긴 홍익인간 정신 즉,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Benefit to All Mankind)’를 인용했다는 건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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