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부부가 아이 키우는 방법

그 일부를 공개한다

by 교수 할배

큰 아들네 집에서 한 달 정도 지내면서 아들 내외가 자녀들을 기르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그중 몇 가지를 기록하고 싶다.

나에게는 성찰의 자료가 되고 동생 부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큰 아들 부부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첫째, 아이들과 자주 함께 논다.

장소는 주로 집 앞 공터와 공원이다.

아들은 소규모의 연립주택형 단지에 거주한다.

집 앞에 모든 거주민이 사용하는 공터가 있다. 길이는 가로 20m 세로 8m 정도.

이 공간이 손주들이 뛰어노는 곳이다.


아들 내외는 하루에 한 번 정도 자녀들과 여기에서 논다.

공놀이,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한다.

원격으로 조정하는 어린이용 차를 태우기도 한다.

바닥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서 넘어지면 다칠까 염려되지만 아이들이 워낙 즐거워하니 위안이 된다.


공원과 놀이터에 데리고 가기도 한다.

특히 주말이나 시간이 나는 오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주변의 공원에 간다.

함께 걸으며 식물과 동물에 대하여 설명해 준다.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람쥐와 새를 보고 즐거워한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잎을 잡는 놀이도 한다.

땅에 기어 다니는 개미를 보면, 아이는 밟으려고 하고, 부모들은 못하게 막는다.

공원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풀, 나무, 조그만 동물들과 친숙해지는 기회를 갖는다.


자동차로 오래 가야 하는 공원에도 간다.

해변에 가서 아이들과 바닷가를 걸으며 노을을 구경하기도 한다.


둘째, 책을 읽어준다.

집에 책이 많다. 한글로 쓰인 거도 있고 영어로 된 거도 있다.

몇 달 전 이사를 하였는데 아직 풀지 않은 짐 속에도 애들용 책이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기도 한다.

한 번은 10권 정도 대출받아 왔다.

손주들이 요청하면 아빠와 엄마가 항상 읽어 준다.


며느리가 책을 더 자주 읽어준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낮에도, 자기 전에도 읽어준다.

손주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옆에 끼고 앉아서 읽어주는데

아이들이 편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듣는 시간이다.

이야기책을 읽어 줄 때에는 동화구연하듯이 감정을 넣어서 들려주므로 손주들은 깔깔거리며 듣는다.

손녀의 어휘력이 풍부하여 놀랄 때가 있는데, 엄마에게서 배웠으리라.


셋째, 장난감을 다양하게 마련해 준다.

장난감이 무척 많다.

이전에 브런치스토리에 소개한 장난감은 집에 있는 자료의 일부다.

미끄럼틀과 같은 대형이 있는가 하면 손가락에 끼우는 소형도 보인다.

아이들 두 명을 태우고 원격으로 조정할 수도 있는 첨단 자동차가 있으며,

미니카나 미니 기차가 트랙이나 궤도를 따라 달리는 장난감도 가지고 논다.

퍼즐도 다양하다. 하나의 조각이 A4 용지 크기만 한 퍼즐이 있는가 하면,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 한 퍼즐도 있다.

이런 장난감들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어하는 도구이다.

시각과 촉각을 발달시키면서 운동 감각도 개발할 수 있다.


넷째, 품질 좋은 옷과 신발을 적절하게 입힌다.

아이들 방 옷장과 서랍에는 옷이 많다.

양말, 내의, 겉옷 별로 여러 종류를 볼 수 있다.

요즈음 어린이 옷은 소재도 좋고 디자인도 다양하다.

건강을 생각하고 위생도 고려하여 제작된 옷들이다.

색상 다양하고 모양도 예쁘다.


신발도 다양하다.

눈비 오는 계절에 맞추어, 취향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다.

아이들도 그날의 기후와 자신의 선호를 고려하여 의복을 선택한다.

부모는 바깥 기온까지 생각하고 아이는 실내 온도만 생각하여 입을 옷을 고르는데

갈등이 약간 있긴 하지만, 의류 선택의 폭이 넓은 건 바람직해 보인다.


옷과 신발이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정리 정돈은 내가 약한 부분이라 늘 부러워하며 지낸다.


다섯째, 친척들과 교류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

아들 내외는 양가 부모가 살아 계신다.

그리고 동기간이 많다. 부모의 자녀 수를 합하면 10명이다.

모두 결혼했고 거의 모두 자녀를 기르고 있다.

손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교류할 친척이 많은 상황이다.

기회가 되는대로 자녀들이 친척들과 만날 수 있게 한다.

통화도 자주 하는 듯 하다.

핵가족 시대에는 큰 복이다.


며느리는 우리가 한국에 있을 때에도 손주들의 사진과 영상을 카톡으로 1주일에 2회 정도 보냈다. 주 1회 정도는 손주들과 영상통화도 하였다.

그래서 직접 만났을 때에도 서먹서먹하게 느끼지 않았으며

우리도 손주들과 상당히 친숙하게 느꼈다.


여섯째, 생활습관 지도에 공을 들인다.

어린이들도 하고 싶은 행동이 있다.

그런 행동 중에는 잘하는 거도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도 있다.

손주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 아들 내외는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게 대응한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자세로 자녀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

세 번 정도 말로 지도한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미리 이야기해 준 대로, 비공개 장소로 데리고 간다.

비공개 장소란 주로 화장실이거나 방이다.

거기서 진지하게 대화를 한 다음에 나온다.

바람직하지 않을 행동을 반복할 때에도 화내지 않고 조용하게 대응한다.


아들부부가 손주들 기르는 모습을 정리하다다 보니

우리가 자녀를 기르던 시절과는 다른 점이 많구나.


나 때는 부모가 아이들과 노는 게 당시 한국의 주류 문화가 아니었다.

읽어줄 책도 부족했거니와 그런 풍토에 익숙하지 않았다.

장난감은 드물었고,

의류는 남자아이들만 길러서 그런지 있는 옷 중에서 크기에 맞는 옷을 입으면 되었다.

생활습관을 지도하였지만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다.

한 가지, 양가 친척들이 같은 도시에 살고 있어서 교류는 좀 하고 살았다.


내가 관찰한 내용 외에도 아들부부가 실천하고 있는 게 더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맞벌이라서 물리적 정신적인 시간을 내기가 녹록하지 않을 터.

한국에서 성장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위해 투자를 많이 한다.


다음에 만나면 육아에 대하여 직접 물어보고 몇 가지 더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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