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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슬 작가 Sep 23. 2024

17. 진짜 나를 찾다(자기 수용)

솔직함의 여정




우리는 삶 속에서 희망,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들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감정의 건강한 표현과 발달이 제한된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할 때,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이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늘 친절한 미소를 머금고 있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밝고 긍정적인 나는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인사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심지어 어떤 어르신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라고 용돈까지 주신 적이 있다. 그 즉시 슈퍼로 직행해 시원한 쭈쭈바를 입에 물며 신나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로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 나를 마주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리저리 다니며 싱글벙글하는 나라는 존재가 늘 스마일걸인 줄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화를 내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타당한 화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놀라곤 한다. “건슬이가 화를 낼 정도면 오죽했겠냐”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조금씩 나를 경계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에만 신경 쓴다면,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을 저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게다가 친구 A로부터 동네 주민 B가 "건슬이는 본인이 연예인인 줄 안다. 다음에 만나면 사인이라도 받아야겠다"라며 비꼬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아닌 것은 아니다. 이 상황에서 스마일걸이 중요하나 싶어, 나는 친구 A를 통해 험담한 주민 B를 불러낸다.

세 명의 여자는 그렇게 한자리에 모인다. 평소 스모키 화장을 좋아하는 나는 그날따라 눈에 굉장한 힘을 주었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 험담한 주민 A에게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흰색 종이와 펜을 보여주며 “내 사인을 간절히 받고 싶어 한다고 들었는데? 어때, 멋지게 하나 해줄까?”라고 하자,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미안하다며 사과를 반복했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험담을 전한 친구에게 “너도 똑같다”라며 호통을 쳤다. 그리고 말했다. “앞에서 말할 용기가 없으면 뒤에서도 말하지 마라. 입이 간질거려서 참지 못하겠으면 그 에너지를 자기 계발에 쏟아라!” 이렇게 강하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이들은 더 이상의 험담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고 가며 마주칠 때면 멋있다는 둥, 더 잘 어울린다는 둥 요란스럽게 한 마디씩 한다.


늘 긍정적으로 표현하려 했던 나는 다양한 감정을 억압해 왔음을 깨닫는다. 이러한 억압은 자신의 감정 돌봄에 소홀해질 수 있으며, 험담과 오해를 초래할 수 있고, 결국 나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감정의 여정을 통해 자기 이해와 수용이 심리적 안정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 나은 자기 인식을 이룸으로써 치유를 통해 성숙해졌고,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진정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 이 과정은 심리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나다울 때가 가장 빛난다.

솔직할 때는 더욱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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