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있어 행복하다
카페 점장님과의 감정이 서로 연결되지 못했던 이후, 나는 그의 카페를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점장님도 소중한 한 남자이다. 좋은 여자를 만나 사랑을 듬뿍 받을 자격이 있다.
그렇게 기다려주겠다고 애타게 말할 때, 나는 남녀 관계는 확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정중하되 냉정하게 선을 그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너무 아파서 “제발 나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직장 동료는 “건슬아, 그래도 여자는 나를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는 게 행복하잖아... 너도 잘 알면서 왜 그래.”라고 했지만,
시작이 매끄럽지 않은 인연은 관계 내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에 나는 단념을 택했다. 혹여라도 나중에 더 큰 상처를 주고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당장은 그도 나에게 미련이 남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땐 그랬지...라는 미소를 띠게 해 주고 싶었다. 그가 다른 여자를 만나도 질투 나지 않을 용기가 생길 때까지 마음을 비우기 위해 일에 더 집중하였고, 걷기와 명상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면 참 좋겠지만, 그래도 해 볼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그가 나중에라도 연인과 궁합운을 보러 내게 온다면, 나는 그를 감정이 아닌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적 갈등을 비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는 그가 나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느꼈기에 그를 더욱 아껴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나는 당신에게 여자가 아닌, 인생 친구로 남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내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당신도 나와 같기를 바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