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롤 로 그

운에 설레 본 적 있나요?

운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그저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믿어왔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존재나 흐름에 대한 현실 감각을 굳이 키우고 싶지 않았죠.


감정이 맑아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날에는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은 게, 내 에너지 자체가 워낙 긍정적이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설마 삶의 행복 줄을 운이 잡고 휘두른다고 여겨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감정에 비가 오는 날에는 희한하게도 평소엔 생각지도 못했던 운 탓을 하게 되더라고요. 잘되면 내 덕분이고, 잘 안 되면 남 탓을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 한때는 운을 많이 미워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감정의 상호작용이었습니다. 내가 미워하면 미워할수록, 상대도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커져서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멀어지고, 불편해지더군요.


그걸 어떻게 느꼈냐고요? 저도 경험해 보고 알게 됐어요. 운을 밀어낼수록, 내가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것들을 마구 흔들어 고통스럽게 한 후에야 깨달음을 준다는 것을요. 그것을 실감한 뒤로는, 운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자세까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도 그렇잖아요. 전화 통화라도 한 번 더 하고, 얼굴 보며 커피라도 한 잔 나눈 사람에게 친밀감이 생기고 신뢰가 깊어지듯 말이에요. 운도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껴야 비로소 그 상대에게 진심을 내보인다는 것!


그래서 어느 순간, 운을 향한 내 마음부터 좋게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운에게, 운은 나에게 서로를 잊히지 않게 하는 귀중한 존재가 되기로요. 운이 당황하지 않도록 처음엔 멀리서 바라보았고, 그다음엔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시작했죠.


이 브런치북은 그렇게, 운과 연애하듯 설레면서도 떨리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