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삶의 속도 위에서 바라보다

잠시 멈추면 길이 보인다

토요일 오전, 잠시 한 주를 뒤로 한 채 눈을 감고 마음속을 천천히 걷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만 보고 뛰어가지만, 나는 내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다. 차가운 기운을 따라 세차게 부는 바람, 순식간에 떨어지는 낙엽, 발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모든 순간 속에서 급변하는 세상을 느끼며, 내 삶의 속도와 방향을 점검하게 된다.

때로는 걸음이 느리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유연함과 여유로움 속에서 숨을 고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작은 것들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