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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슬 작가 Apr 15. 2024

05. 남편의 속마음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성인은 맘 편히 울 곳이 없다.

내 감정대로 펑펑 울었다간 남들의 어색한 시선을 한 몸에 받을 것이다. 더군다나 눈물이 울컥하는 순간이 매번 혼자 있는 공간이 아닌 것이 문제이다. 꾹 참았다가 혼자 있을 때 '눈물아 흘러라.' 한다고 해서 울어진다면 차라리 속이라도 시원하다.



감정에 충실한 나 역시도 슬픔을 인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하나같이 하는 말 때문이다.


“건슬아 너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져.”


기분이 좋아진다...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단지 칭찬에서만 그칠 수가 없다. 나는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책임의식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서로 기분 좋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이 기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가슴으로도 한 것 느끼는 존재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 가슴으로 오류를 내지 않으려면 현명해야 한다. 때문에 연두부처럼 예민하고 말랑 말랑한 감정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걸어왔다.



론 인내를 걷는 내내 긍정과 부정은 늘 공존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건강한 내공을 쌓았고 내적힘이 타로 상담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임은 틀림이 없다.


현재는 전화 상담과 채팅 삼담으로 타로 운세를 진행한다. 때로는 대면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을 위해 카페 회의실에서 상담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내담자님들은 첫 상담 대면 시 나를 보면 울기 시작한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말이다. 이번 내담자님도 역시나 “안녕하세... 요.” 인사도 하기 전에 눈물을 흘린다.


내 얼굴이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는 아닐 텐데 정말이지 대락 난감하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내담자님 마음에 이미 건슬이라는 여자는 타로마스터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니 깊은 안도감과 함께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을 것이다.


이렇게 내담자님의 눈물로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는 합리적인 상담이 불가능하다. 내담자님의 서러운 마음 그릇에 고여있던 그림자를 비워낸 후에야 비로소 본 상담이 시작된다.     


타로 상담 자료(부부궁합운).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 카드. 컬러 색채 타로 카드.

“안녕하세요. 타로마스터 건슬입니다. 상담은 내담자님과 저 1:1로 이루어지며 모든 상담 내용은 비밀 보장을 원칙으로 이 내용을 함께 준수합니다.


상담이 끝난 후에는 마스터인 저조차도 백지화되어 무의 에너지로 돌아가 그 무엇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다음 상담 재대면 시 당신을 투명하게 바라볼 것을 약속합니다.   



타로 상담 주제로는 크게 금전운, 연애운이 있습니다. 어떤 주제가 궁금하세요?”     


남편이 요즘 의심스러워요. 혹시 바람이 났는지 볼 수 있나요?” 


네 부부궁합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집중하여 타로 카드를 뽑아보니 내담자님의 생각한 바람과는 방향이 달라 보인다.


남편분이 요즘 일이 많이 바쁘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일은 늘 바빠서요. 그보다 최근 들어 저한테 냉랭하게 대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좀 이상해 보여서요.”


. 그러시다면... 혹시 남편분이 공무원시험이나 승진시험을 앞두고 계신다거나 하지 않나요?”


아 맞아요. 승진시험을 앞두고 꾀나 힘들어 하긴 했어요. 짜증도 부쩍 늘고...”


. 그러셨군요. 뽑은 타로카드상으로 보면 남편분은 승진시험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로 불면증까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예민해지셨을 거예요. 그런 모습이 내담자님 눈에는 불안해 보였을 테고요. 부부 권태기라도 온 게 아닐지 내담자님께서도 걱정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그걸 다 어떻게 아세요? 선생님 정말 신기하네요. 그럼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상황에서는 평소대로 해주시는 게 가장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남편분에게 너무 잘해주시면 시험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겁니다. 반대로 함께 맞서서 부딪히신다면 관계는 더 악화될 수 있어요. 이럴 때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유연하게 바라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선생님 아무튼 여자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네 맞습니다. 오늘 내담자님이 상담요청하신 주제 "남편에게 다른 이성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종합적으로 분석을 해 드리겠습니다. 타로카드상으로 여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남편분이 내담자님에 대한 애정도가 식었거나 불만이 있거나 하지도 않고요. 다만 남편분은 지금 승진시험에 몰두하느라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는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승진시험은 가정생활의 삶의 질이 달라지는 문제이잖아요. 남편분은 현재 가장으로서의 최선의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담자님이 한 번씩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남편분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승진 시험이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좋은 분위기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는 상황으로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녀는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다시 울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다른 그녀의 안도의 눈물은 내 마음에 맑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던 당신에게, 저의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


우리의 삶에서 눈물은 마음을 정화해 주는 가장 빛나는 보석입니다. 보석은 청결한 곳에 보관하고 잘 간직해야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귀한 보석이라도 주인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보석함에 갇힌 고여 있는 물에 불과합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자연스럽게 흘러야 청정수가 되는 것이죠.


삶에 부딪혀 마음의 시련이 찾아올 때, 우리는 마음편히 울 곳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저를 신뢰해 주시고, 용기를 내어 당신의 보석을 흐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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