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시도에게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렴. 사람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하잖아?
왜 그럴까? 아빠 생각엔, 큰 일이 큰 일이라고 마음먹고 시작해서 이루는 게 아니기 때문일 거야. 아무리 대단한 일도 어디선가는 시작해야 하니까. 논문을 쓴다고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기본적인 문법들을 알아야 하고, 기초적인 통계도 알아야 하고, 스스로 글 쓰는 것도 시도해야 하고.
아무리 작은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네 물건이 뭐가 좋은지 뭐가 나쁜지는 알아야 해. 네가 직접 써보기도 하고, 다른 업체 물건도 써보기도 하고, 좋은 것도 써보고 나쁜 것도 써보고.
작은 일은 사실 작은 일이 아니야.
작은 일은 사실 아직 네가 그 가치를 느끼지 못 하지만 큰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말하는 거야.
작은 일에 소홀하고 큰 일부터 하려는 건, 마음이 조급해서이기도 해. 너희가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다면 우선 도레미파솔라시도부터 잘 칠 수 있어야 하는 거야. 네가 멋진 골을 넣고, 멋진 패스를 하고 싶다면 먼저 공을 트래핑하고 단거리 패스부터 할 줄 알아야 해. 허지만 사람들은 바로 멋진 피아노 연주와 멋진 플레이를 하고 싶어 하지.
작은 일에 충성한다는 건, 반복 연습을 한다는 거야. 그런데 반복 연습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그래서 반복을 해야 해. 그걸 이겨내면, 너희는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갈 수 있어. 그게 너희 무기일 수 있거든. 많이 이가 가지지 못한 경쟁우위. 많은 이가 알지만 따라 하기 힘든 경쟁우위.
이 우위는 어디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이야. 네가 가진 지식이나 통찰력은 새로운 환경에선 그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반복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은 어디서든 통할 수 있어. 왜? 모든 일 엔—심지어 창조적인 작업을 할 때도–숙련이 필요하거든.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복을 즐길 줄 안다면 너희는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어.
아빠도 반복을 너무 싫어해. 그래서 피아노는 바로 그만뒀지.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이걸 깨달은 다음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 작은 일에 충성하기로 결심했어. 같은 논문을 수십 번이고 고치고 고치고 고칠 땐 너무 힘들었지. 하지만 그렇게 몇 번의 논문을 내고 나니, 이제는 나만의 깜냥이 생겼어. 아, 이제야 그때 이 악물고 해낸 게 빛을 발하는 거구나.
그래서 아빠가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는 거란다.
작은 것에 정성을 들이렴. 큰 일은 따라올 거야.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마태복음 25:23 KRV
너희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