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속의 풍경에서 나의 그림자와 마주하다.

큰 언니의 뇌졸중 이후

by 박윤미


오늘은 비가 온다.

비 내리는 속에 동네 병원에 갔다 잠시 길을 걸었다. 비 속에 횡단보도를 뛰어가는 소녀, 그 뒤를 잇는 퇴근하는 남자분의 빠른 발걸음을 본다.


날아갈 듯한 바람에 우산이 젖혀지기도 한다. 초록물인 양 여름을 재촉하며 장마권에 들어선다.

비 속의 풍경에서 나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어제 큰언니가 ct 찍으러 가는 사이 잠시 볼 수 있었다. 얼굴과 머리 위에 여러 줄이 엉켜있고 눈을 감고 있었다.

"언니, 이제 맘 편히 있어. 고생 많았어. 그렇게 힘든 일 왜 말 안 했어."

차가운 손과 발이 마음에 걸린다.


의사 선생님과의 면담이 있었다.

"의식은 아직입니다. 언제일지 모르니 지켜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난 나의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 언제 의식이 돌아올지 모르는 걱정과 현실적이 감당을 둘째 언니랑 내가 해야 할 버거움이 컸다.


내 안의 나를 본다.

이런 힘겨루기 속에 순응함을 생각했다. 되어가는 상황을 수용하기로 마음먹는다.

'큰언니의 존재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달라질 이 변화를 어떻게 갈지.


세상은 아직 시끄럽고 소란스럽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려나, 평화를 바란다.

내 안에도 세상 밖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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