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리기 코치

여름날의 이야기

by 루나


달리기를 하겠다고 공언해서 큰 아들이 지도를 자처했다.

나는 속으로 조금씩 해볼까 했는데 굳은 마음과 허덕임을 잡아 될 것 같은 기분이다.

큰 아들은 회사가 멀어 반은 외갓집에서 반은 집에서 지낸다.

허겁지겁 저녁에 큰 아들이 전화한다.

"엄마, 나 금방 도착하니 나랑 같이 달리기 해요, "

"그래, 그래."

오늘 제대로 하겠구나 싶었다.

텀블러에 물을 채우고 딸도 다이어트를 위해 함께가 되었다. 일단 **헬스 어플을 깔라고 한다.

"목표를 설정해야 돼요."

그리고 다치지 않게

"준비운동부터 ~~"

아들은 코치모드가 되었다.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 선생님의 준비운동은 생각보다 길었다.



"벌써 기운 빠져."

저질 체력으로 어필하지만 벌써 코치가 된 우리 큰 아들은 준비운동 자세부터 교정시킨다. 아랑곳하지 않는다.

"달리기 1킬로 뜁니다."

"고개 집어넣고, 호흡하고 손자세 바로 하세요."

옆에서 잡아주는 코치님 계셔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는 것 같은 분위기, 모든 게 분위기가 잡혀야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운동도 사랑도 공부도...


딸아이는 설렁설렁해도 운동을 잘해서 휘리릭 달려갔다 핸드폰을 본다.

세명의 땀이 주르륵 , 딸은 그림자로 아기곰 흉내를 내고 , 큰아들은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해준다.

중학교 때 우울의 나날일 때, 달리기를 했던 게 지금까지 좋아하는 운동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 기억난다. 가끔 네가 달리고 오겠다고 했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키워드는 달리기였는데 그 생각이 나네."

큰아들한테 미안함이 불쑥 들어온다. 동생이 둘이라 큰아들을 큰 애 취급했던 , 나의 기억들. 혹시 고백록을 쓴다면 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날이다.

그러나 오늘은 여름밤에 드리워진 재잘거림과 오늘은 좀 살이 빠졌겠지 하는 딸아이의 바람이 현실이 될 거냐 하는 기대에 있어 보람찬 날이다.

큰아들이

"다음에 아빠도 달리기 시켜야겠어요."

코치님의 다음 주자가 결정되었다.우리는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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