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사 커져가는 그리움

그리움의 제곱수

by 박윤미

남편이 택배 상자를 들고 와서,

"전화를 왜 안 받는 거야."

"어? 나 잡채 하느라 몰랐네. 무슨 일 있어?

핸드폰을 보니 몇 번이나 전화를 했다.


시어머니를 모신 납골당인 추모 공원에 다녀오자는 거였다. 평소 말 수 없이 전화도 자주 없는 남편이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의 제곱수의 표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4년 전 어머님 돌아가시고 가까운 납골당에 모셨다.

우리 집과 멀리 않다. 그래서인지 마음의 간격부터

멀지 않아 이렇게 바로 나설 수 있다.


오늘은 딸아이까지 있어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나선다고 한다. 날이 훈풍이고, 봄의 옷을 입은 날씨에 아직 색을 차려입기 전의 도화지의 상태 같았다.


어머니께 오늘은 파란 꽃에 자그마한 흰 꽃이 섞인

걸 선택했다. 남편과 나는 그 꽃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그 꽃을 꽂고 기도한다. 이제는 평안한 기도 속 만남을

가진다. 긍정적이셨던 어머님의 기억으로.

"왔나. 최고 데이."

경상도 사투리로 맞이하시는 듯하다.

시공간을 가르는 기억이 아프시던 마지막 여러 번의 입퇴원보다 더 또렷해진다.

"고맙데이."


짧은 인사 긴 여운으로 다시 장을 보러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교통경찰 두 분까지 차량 정리를 해 주시고 계셨다.

시장은 설 분위기가 났다. 집에 차례 지낼 것들을 산다. 사과, 배, 강정, 떡국 떡 등을 가격 물어가며 장을 봐 담아가느라 분주했다.


맏며느리 남편의 5남매 형제들이 오시는 제사와 차례에 나는 그전 주부터 벽돌을 짊어진 기분이었다. 버거웠던 시간들도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코로나 치르고 가족이 자연스레 모임이 줄었다.


설 풍경도 바뀌고 있다. 지난번 추석에 둘째 시누이도 친구분들과 외국여행을 다녀오시기도 했다. 요즘은 긴 연휴마다 외국여행과 국내여행이 줄을 잇고 있는 뉴스로 가득하다.


점점 간소해지는 설 풍경 속에 가족의 의미들도, 가족모임도 조금씩 무게를 덜어내고 있다.

그래도 그리움에 대한 마음은 푸른 꽃송이로 차 있다.


20여 년 전 구정 이틀 전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그리움도 나이 들수록 오히려 커져간다. 올해도 설 명절을 차리며 마음 한 편의 자리에 푸른 꽃을

드리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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