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그리 힘든데도 나는 출근보다는 낫다

by 어느여름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일하고 월요병 완치됐다는 얘기, 월요일에 얼른 직장 가서 얼른 쉬고 싶다는 얘기를 온라인에서도 현생에서도 심심찮게 듣곤한다.

가끔 묻는 이들이 있다. 일하는 게 나아, 애 키우는 게 나아? 육아가 이리 고된데도.. 나는 선뜻 일하는 게 나아, 라는 말이 나오진 않았다. 육아를 그렇게 수월하게 잘하지도, 쉽게 생각하는 엄마도 아니면서. 아이를 키우며 지낸 3년 6개월 간의 전업주부 시기 동안 내 밑바닥을 보고 또 보았으면서도 육아보다 일이 나아, 라는 흔하게 워킹맘들이 하는 말이 나는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육아가 고되다해도 나는, 출근보다는 나았다. 이 고된 육아보다 훨씬 몸은 편한 직장임에도 출근을 더 힘들어하는 걸 보면 조직생활은 역시 나와 맞지 않는구나,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몸은 직장이, 마음은 집이, 육아가 편한 나.


'평일도 인생이니까''라는 따뜻한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책장에 꽂힌 그 책의 책등을 볼 때마다 그 말은 늘 내게 해주고픈 말이다. 주말보다 배는 긴, 평일이라는 시간이 왜 이리 더디게 갈까. 평일도 정말 내 소중한 인생인데 왜 나는 주말만 기다리며 사는지. 아마 직장에서 내가 나로 온전히 살고 있지 않음을 느낄 때가 많기 때문이겠지. 대부분의 직장인인에게 물론 주말이 평일보다 더 좋겠지만 적어도 일요일밤이, 월요일이 주말보다 더 좋지는 않아도 너~무 싫지 않은 마음, 마음을 가다듬고 비장하게 출근해야하는 상태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 새로운 곳에서 그렇게 지낼거야, 하기보다, 이곳에서의 남은 기간동안도 그런 나이길 바래본다. 남은 한달 반의 이 시간도 소중한 내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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