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의 나는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맞지 않는 것일 뿐
혼자 일하는 1인 체제의 이 직장. 나처럼 조직생활 잘 못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말. 그렇다. 나는 혼자 잘 있는다. 그런데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게 싫은 건 아니다. 정확하게는 안 맞는 사람과 있는 게 싫은 거다. 잘 맞고 편한 사람이면 함께 하는 것, 너무 좋다. 그렇지 않을 바에야 혼자가 낫다.
임신 전 이 곳과 비슷한 곳에서 일을 했었다. 그곳에서도 혼자 일을 했다. 그때도 혼자였고 지금도 혼자 일하지만, 그 때와 지금, 내 마음도 일터 분위기도 하늘과 땅 차이다. ‘그냥 혼자’ 일하는 건 괜찮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 둘러 싸인 채 혼자 일하는 건 다르다. 무리 속에 홀로 있는 느낌. 망망대해에 혼자 있는 느낌. 이 곳에서 일하는 내내 느꼈다.
직장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이런 얘길 하면 복에 겨웠다며 자기들도 혼자 일하고 싶다며 오히려 내가 부럽다 말한다. 맞어, 몇 년 전 일했던 곳이라면 평생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지금 여기는 아니야. 아무도 공감하지 못할,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말을 나지막하게 홀로 내뱉곤한다.
계약직으로 들어왔지만 내가 있고 싶으면 계속 일할 수 있는 이 곳이지만 여름이 끝날 즈음, 11월까지만 하고 그만한다고 이미 상사에게 말해두었다.
사무실 내에서는 혼자 있어 편한 점, 크게 터치가 없는 점, 계속 일할 수 있는 점, 이런 저런 장점도 분명 있어 조금 고민 된 게 사실이다. 뒤도 안돌아보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했음에도 머리로 계산을 두드리고 이것저것 재보고, 의외로 결정하기가 어려웠는데, 마지막에는 그냥 딱 한가지를 생각했다.
‘이 곳에서 마음이 편안한가’
내 대답은 NO.
내가 없는 것 같은 이 직장. 그냥 점 같고 매일같이 투명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던 이곳. ‘나는 참 적응을 못하나보다..’ 이 말을 나는 내게 얼마나 자주 했던지.
그냥 안 맞는 곳일 수도 있다고, 이제는 말해 주고싶다. 나와 더 결이 맞고 더 마음이 편한 곳, 분명 있을 거라고, 오늘은 얘기해주고싶다. 정말 정말 고생했어, 남은 두 달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