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주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해주느냐'
아이에게 학습적으로 정말 뭘 너무 안해주는데다 거실에 티비도 없고 그 흔한 아이들용 패드도 없다. 없는 유아 학원이 없는, 나름 교육열이 강한 동네에 살면서 유치원에서 배우는 게 다인 이 상태로 괜찮을까 걱정은 하지만 정작 바빠 하루에 책 두 세권 읽어주는 게 다인 우리집. 그렇다고 내가 에너지가 있어 아이와 같이 많이 노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아이가 혼자 책을 펼쳐 놓고 유치원에서 배운 영어단어를 따라한다거나, 서랍에서 물감과 붓을 꺼내와 "엄마 우리 같이 그림그리자"하기도, 또 어떤 날은 퍼즐, 공 등을 꺼내와 "엄마, 퍼즐하자, 공놀이하자" 하고 말하곤 한다.
나의 게으름과 에너지 방전 탓에 의도치 않게 아이가 주도하는 놀이를 함께 하게 된다.
그 흔한 유아 학습지라도 하나 하지 않으니, 엄마표 비스무리하게 흉내라도 내봐야하는데~ 하며 마음에 늘 짐이 있다. 불안은 '엄마의 세계' 안에만 있다. 아이는 집에 굴러다니는 물렁공 하나를 같이 주고 받는 것만으로도, 스케치북 한 장씩 쭉 찢어 마음대로 물감칠하는 것만으로도, 읽었던 책 수십번씩 읽는 것만으로도 엄마와 아빠와 함께 하면 뭐든지 좋아하고 행복해한다.
뭘 더 해주지 못해 불안해하지말고, 그냥 아이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더 즐기면 되는데, 습관처럼 육아에 있어서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지낸다.
늘 잊지말자.
내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해하고, 내가 마음 편하고 행복하면 아이도 그렇게, 행복하게 자랄 것이다. 일하며 아이 키우며 살림하며 나,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러니 아이 앞에서 충분히 행복한 엄마가 되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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