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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어진 Apr 06. 2024

이슬아, 하루키, 문유석처럼.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성실하게.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쓰는 것보다는 읽는 것을 좋아한다. 많은 양의 인풋을 즐기지만, 아웃풋을 하려고 하면 늘 부담이나 압박을 느낀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흔하디 흔한 글쓰기 관련 상은 초등학교 저학년에 딱 한 번밖에 받지 못했고, 어디에서든 글을 잘 쓴다는 칭찬 한 번 들어본 적이 없다.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수많은 글을 썼는데도 말이다. 아마도 보편적인 기준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계속 썼다. 대학생 이전에는 소녀 감성의 다이어리를 썼고, 이후에는 정식으로 일기장을 사서 일기를 썼다. 일기라고는 하지만 매일 쓴 적은 없다. 쓰고 싶을 때만, 기분이 내킬 때만 썼다. 주로 슬플 때이다. 자주 슬픈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자주 쓰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고작 몇 페이지 되는 일기장을 2년이 넘게 쓰기도 했고, 몇 달 만에 한 권을 다 써버리기도 했다. 2016년에는 3권을 썼고, 2020년, 2023년에는 조금 얼룩진 페이지들이 많다.     


 나에게 있어 글은 감정 해소의 도구였다. 슬플 때 글을 쓰면 무언가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 나도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깜깜한 상태가 정렬되는 것 같다. 혹은 감정적으로 뭉쳐있던 응어리로부터 벗어나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고자 다짐하게 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로 표현하면 F상태에서 T상태로 모드 전환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     


 지금까지는 독자가 오직 한 명뿐인 글만 썼다. 내 감정이 최우선이고, 그것을 해소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글을 썼다. 이제는 독자를 만들어보고 싶다. 독자가 원하는 글, 재미있어하는 글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재미든, 감동이든, 정보전달이든 내 글을 통해 얻어가는 것이 있길 바란다.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었다. 어떻게 저렇게 통통 튀는 글을 쓰지?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루키의 글을 읽었다. 별 말 아닌 것 같은 말인데 왜 다르지, 왜 울림이 있지? 생각했다. 감히 따라 쓸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문유석 작가의 글을 읽었다. 재미있고, 웃겼다. 그리고 공감했다. 내 마음을 어떻게 아셨지? 무서웠다.     


 아직은 내 글이 없다. 내 글의 방향도 없고 문체도 없다. 재미? 감동? 공감? 어떤 것을 목적으로 두고 써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잘해보고 싶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독자를 만들고 내 책을 출간해보고 싶다.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성실하게. 이슬아, 하루키, 문유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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