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사주세요! 네?”
나는 엄마의 팔을 잡아 끌었다. 벌써 일주일 째 조르고 있지만 엄마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글쎄. 안 된대도!”
엄마는 내 손을 뿌리치며 화난 듯 말했다.
“왜 안돼요? 예빈이네는 두 마리나 키우고 지호네도 고양이 키우는데 우리집만 안 키우잖아요!”
“강아지 키우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아?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데! 매일같이 똥 치우고, 산책도 시켜줘야 한다고! 그걸 누가 다 해?”
“제가 다 할게요! 네? 제발요!”
“목욕도 시켜줘야 하고, 밥도 매일 매일 줘야하는데 그걸 다 할 수 있다고?”
“네! 약속할게요.”
“에휴. 일단 아빠랑 상의해볼게.“
엄마는 지쳤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날 밤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안방 문을 꼭 잠그고 속삭이듯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개는 안 돼.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알기나 해?”
아빠의 목소리였다.
“그럼 어떻게 해. 나은이가 매일 같이 졸라대는데. 예빈이 엄마가 그러는데, 반려동물이 애들 정신 건강에도 좋다더라고?”
아무래도 이야기가 좋게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기 위해 문틈으로 귀를 바짝 붙였다.
“에휴. 그럼 뭐 펫샵이라도 알아볼까?”
“에이 펫샵은 무슨. 유기견 보호소에 강아지 많다더라.”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응응. 어차피 데리고 올 거면 보호소에서 입양해야지. 요즘엔 관리도 잘 되어있대.“
나는 쿡쿡하며 자꾸만 터져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
곧 있으면 내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다. 드디어 나에게도 동생이 생기는 것이다!
며칠 후였다. 현관문에 들어선 아빠의 품에는 윤기 나는 흰 색 털뭉치가 안겨져 있었다. 그건 말티즈였다. 작고 귀여운 말티즈. 말티즈는 불안하다는 듯 낑낑 거리며 아빠 품에 안겨 있었다.
그 털뭉치를 보자 심장이 부풀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만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꺄!!!!!!"
“나은이 소원 성취했네.” 엄마는 항복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피식 웃었다.
“나은아, 이름 지어줘야지.“ 아빠는 내 품으로 말티즈를 넘겨주며 말했다.
그날부터 나비는 내 동생이 되었다. 나비는 내가 일주일이나 고민해서 지은 이름이다. 나은이 동생이라서 나비다. 하얗고 귀여운 내 동생. 내 보물.
나비는 언제나 꼬리를 헬리콥터처럼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다. 덕분에 집 비밀번호를 누를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나비가 달려나올 모습이 절로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비는 애교가 많았다. “나비야!” 하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 볼을 핥았다. 가끔 똥을 이불 위에 싸놓기도 했지만 하나도 싫지 않았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싸놓은 오줌을 닦을 때는 더럽다고 느끼긴 했지만 그렇다고 나비가 더러운 것은 아니었다.
나비는 산책을 좋아했다. 어찌나 좋아하는지 산책의 ‘산‘자만 들어도 뱅글뱅글 돌았다. 얼른 나가자고 나를 보며 짖었다. 옷을 물고와서 어서 입혀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나는 그런 나비를 데리고 자주 산책을 나갔다. 나비는 산책을 하는 동안 꽃 향기를 맡고, 나무 내음을 맡고, 다른 강아지를 보며 짖고, 오줌을 쌌다. 산책은 나비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비는 내 동생이니까. 우린 말로 하는 것보다 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이였다.
나비는 엄청나게 먹어재꼈다. 밥도 잘 먹었지만, 간식을 특히 좋아했다. 고기와 뼈다귀가 붙어 있는 간식을 던져주면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나는 나비가 씩씩하게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버리고만 싶었다. 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에 아빠가 왜 내 팔뚝을 그렇게 깨물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건 이가 가려워지는 귀여움이었다. 깨물어버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사랑스러움이었다.
어느 날은 나비와 '김밥놀이'가 하고 싶어졌다. 김밥 놀이는 이불 위에 누워서 뒹구르르 돌며 이불을 말았다 풀었다 하는 놀이였다. 나비를 안은 채로 왼쪽으로 뒹구르르 오른쪽으로 뒹구르르 하며 김밥을 마는데, 나비가 갑자기 켁켁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화들짝 놀라 이불을 걷어내고 나비를 바라보았다. 나비는 못참겠다는 듯 내 품에서 달아나 꾸억꾸억하는 소리를 내며 토를 했다.
나 때문이었다. 내가 뒹구르르 하는 것이 나비에게는 아주 어지럽고 괴로운 행동이었던 것이다.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나비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비의 등을 쓰다듬었다. 나비는 계속해서 먹은 것을 게워냈다.
“나비야 언니가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나는 눈물과 콧물이 온 얼굴을 뒤덮는 줄도 모르고 나비에게 계속 사과를 했다. 그 이후로 다시는 나비와 김밥놀이를 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생겼다. 덕분에 지호가 하던 블록 게임을 나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게임은 너무 재미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손도 씻지 않고 게임을 했다. 나비가 가끔 내 무릎에 올라와도 나비를 쓰다듬어줄 수가 없었다.
“이 판만 끝나면 쓰다듬어줄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음 판, 그 다음 판이 끝날 때까지 나비를 쓰다듬어주지 못했다. 게임을 멈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비는 어느 순간부터 내 무릎에 올라오지 않았다. 나는 그게 속상했지만 사실 편하기도 했다. 나비가 무릎에 있으면 게임에 방해가 되니까.
나는 캠핑을 좋아한다. 아빠도 좋아한다. 엄마는 집이 제일 편하다고 말하지만, 은근히 캠핑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영 캠핑을 가는 일이 없었다.
"엄마 왜 요즘은 캠핑 안 가요?"
설거지를 하고 있는 엄마에게 물었다.
"나비가 차만 타면 토를 하잖니."
엄마는 그걸 몰라서 묻냐는 듯 답했다.
"나비때문에 못 가는 거에요?"
"그렇지 뭐. 나비만 집에 두고 갈 수도 없잖아."
"캠핑 가고 싶은데."
"그러게. 아빠도 캠핑 용품 잔뜩 사놨는데 창고에 쳐박아둔다고 속상해하더라."
나는 관심 없다는 듯 태연히 낮잠을 자고 있는 나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나비가 온 이후로 캠핑을 가지 못했다. 나비가 멀미를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나비가 원망스러웠다. 나비가 없었다면 캠핑을 갈 수 있었을텐데. 수영장이 딸려있는 캠핑장에 가서 하루종일 수영을 하고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었을 텐데.
몇 번의 봄을 보냈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비의 낮잠 시간이 길어졌다. 엄마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라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비는 온종일 잠을 자는 것 같았다. 내가 학교에 다녀오면 잠깐 깨서 인사를 하고는 다시 잠을 잤다. 엄마, 아빠가 직장에서 돌아오는 시각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 문득 혼자 있을 나비 생각이 났다. 나비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혼자서 외롭지는 않을까. 맨날 잠만 자면 심심하겠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가슴이 콕콕 쑤셨다. 나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집에 가자마자 나비를 놀아줘야지. 시간 되면 산책도 가야지.‘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학원에 가기 전까지 2시간 정도 틈이 있으니까, 그때 실컷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갔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렀다. 나비가 곧 달려나올 것이었다. 새하얀 꼬리를 흔들며.
띡띡띡띡.
벌컥 현관문을 열었으나 나비는 달려나오지 않았다. 이상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나비야! 언니 왔어. 어디있어?” 내 부름에도 불구하고 집안이 너무 고요했다. 적막. 그 적막은 이내 불길함으로 변했다. 나는 그 불길함을 깨려고 더 큰 목소리로 나비를 불렀다.
"나비야! 어디 있어! 언니 왔어!"
나비는 안방에서 배를 뒤집어 깐 채로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눈동자는 허여멀건했고, 낑낑 거리는 소리를 냈다.
“나비야!! 나비야!!!!”
나는 곧장 나비에게로 뛰어가 나비를 안아들었다. 눈물이 솟구쳤다. 엄마. 스마트폰. 나는 황급히 스마트폰을 찾았다. 전화. 엄마한테 전화를 해야했다. 이런 상황일 수록 침착해야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손이 자꾸만 떨렸다. 입술도 위아래로 탁탁 소리를 내며 자꾸만 떨려왔다.
“나비를 병원에 데려가야겠어.“ 엄마는 나비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개가 무슨 병원? 나이 들면 다 그런 거지 뭐.” 아빠는 냉소적인 어조로 답했다.
“나비가 요즘 계속 발작을 해. 어디가 안 좋은게 분명해.”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돈 많이 들면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해.” 아빠는 딱 잘라 말했다.
나비는 암에 걸렸다고 했다. 나쁜 암세포가 이미 온 몸에 퍼져서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두 달도 더 못 살 것이라 했다. 나비가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많이 아플 것이라고, 발작하는 횟수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통제를 처방해주었다. 지금은 그것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 있다니. 너무 화가 났다. 의사가 되려면 똑똑해야한다더니 암도 못 고치면서 무슨 의사라고 하는지. 의사선생님이 미웠다. 너무 미웠다. 아니다. 사실 의사선생님은 잘못이 없다. 내가 싫었다. 나비가 저렇게 괴로워하는데 언니로서 해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니. 차라리 내가 아프고 싶었다. 나비가 아픈 것보다 내가 아픈 게 나을 것 같았다.
나비는 약을 먹지 않으려고 했다. 나비가 좋아하는 고구마를 반으로 갈라 그 사이에 몰래 약을 뿌려서 주어도 나비는 귀신 같이 알아챘다. 닭고기랑 같이 주어도, 소고기랑 같이 주어도 나비는 약이 든 음식에는 입도 대지 않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나비가 더 아플텐데… 큰일이네. 말 못하는 짐승이 아프니 해줄 수 있는 게 없구나.”
엄마는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엄마의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고 맴돌며 내 마음을 쑤셨다.
차라리 나비가 말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러면 이 약을 왜 먹어야 하는지 설명해줄 수 있을텐데. 나비가 얼마나 아픈지 들을 수 있을 텐데.
나비는 점점 더 예민해졌다. 자신을 만지지도 못하게 했다. 안으려고 하면 으르렁 거리며 물려는 자세를 취했다. 산책도 가고 싶어하지 않았고, 툭하면 탁자 밑 어두운 공간에 엎드려서 조금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발작을 하는 횟수도 늘었다. 멀쩡히 잘 걷다가도 갑자기 배를 뒤집어 까며 발작을 했다. 어떤 때는 머리로 방문을 밀었는데 문이 닫혀있어 열리지 않자 갑자기 발작을 했다. 발작을 할 때는 낑낑 거리는 소리를 반복해서 냈다. 그 소리는 꼭 “괴로워. 너무 아파.”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그럴 때마다 너무 무서웠다. 내 가슴에 수백 개의 압정을 쏟아부은 것만 같았다. 압정이 흩뿌려진 곳에서 시퍼런 피가 철철 흐르는 것 같았다.
“나은아.”
엄마아빠가 어두운 얼굴로 나를 불렀다.
“엄마 아빠가 생각하기에는, 나비를 이제 그만 보내줘야할 것 같아.”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이 나왔다. 하염없이 나왔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 아빠는 옷을 입고 차키를 챙겼다. 그리고는 나비를 안아들었다. 나비는 축 쳐진 채 순순히 안겼다. 처음 집에 왔을 때의 작고 귀여운 모습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이 야위고 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나비야...내동생 나비...나비야..."
나비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있었다. 나는 지친 나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별인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
"어머. 나은이 얘는 불도 안 켜고."
"나은아, 방에 있어?"
엄마 아빠의 목소리다. 엄마 아빠는 나비를 어떻게 하고 온 걸까. 나는 당장 방문을 열고 나가 엄마 아빠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나비가 죽었을까봐. 엄마 아빠가 나비를 죽였을까봐.
"나은아?"
엄마 아빠가 방문을 열었다.
"네...흑끄..끅.."
아까까진 괜찮았는데 부모님 목소리를 들으니 다시금 눈물이 터져나왔다. 엄마는 말 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지켜봤다. 불도 켜지 않은 방에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 셋 뿐이었다. 나비는 없었다.
"의사선생님이 나비가 많이 힘들었을 거라고, 나비를 위한 결정이라고 하시더라."
아빠가 말했다.
"모든 만남은 결국 이별을 맞이해야해. 나은이가 지금은 잘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말이야...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나비가 우리 가족에게 와서 아주 행복했을 거라고. 간식도 먹고, 산책도 가고.. 나비는 나은이 동생이어서 아주 행복했을 거야."
엄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독였다.
나는, 우리는, 불도 켜지 않은 방에서 나비를 영영 떠나보냈다.
-
나비가 없다. 현관문을 열 때마다 꼬리를 헬리콥터 날개처럼 흔들며 달려오던 나비였는데. 그런 나비가 없으니 집이 텅 비어있는 것만 같다. 공허하고 쓸쓸하다. 아직 거실 한 켠에는 나비의 밥그릇과 물그릇 그리고 배변패드가 놓여있다. 나비가 물어 뜯어 이빨 자국이 그대로 남은 연필, 리모컨, 가구도 여전히 집안 곳곳에 남아있다. 나비와의 이별은 한 순간이었지만 헤어지는 과정은 결코 한 순간이 아니었다. 나비의 흔적들이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 우리는 이별해야할 것이다.
요즘은 밤에 악몽을 꾼다. 나비가 계속 나온다. 꿈속에서도 나비는 아프다. 발작을 하고, 토를 한다. 나는 힘들어하는 나비를 안아주고 쓰다듬는다.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괴로워한다. 악몽에서 깨고 나면 한동안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 나비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나비는 없다. 나비는 내 곁을 떠났다.
엄마아빠와 외식을 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나비처럼 흰 털을 지닌 작고 귀여운 강아지가 우리 곁을 지나갔다. 어떤 오빠가 그 강아지의 목줄을 잡고 있었다. 산책을 나온 것 같았다.
"엄마. 저 강아지 꼭 나비 같다."
"그러게. 나비 친구네."
엄마도 이미 그 강아지를 보고 있었나보다.
"나비 보고싶어?"
아빠가 물었다.
"응." 나는 코를 훌쩍이며 답했다.
"그럼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올까? 나비처럼 귀엽고 착한 강아지로."
나는 깜짝 놀라 엄마를 쳐다보았다. 나비 말고 다른 강아지..? 우리집에 다른 강아지를..? 그 모습은 상상할 수 없었다. 아니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나비말고 다른 강아지가 내 동생이라니. 싫다. 그건 나비에 대한 의리가 아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 나비만 내 동생이야."
그러자 엄마가 싱긋 웃었다. 아빠는 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나은아, 하늘 봐. 구름이 꼭 나비같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나비 같이 새하얀 뭉게구름이 떠있었다. 저 구름은 나비의 인사일까? 나는 손을 뻗어 잡을 수 없는 뭉게구름을 쥐어보았다.
나비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 보고 싶어.
어디선가 나비가 짖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