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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어진 Mar 27. 2024

나는 너를 증오한다.

네 인생이 잘 풀린다면 그건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타노스? 무슨 뜻이에요? 

쓰시는 글들이랑 안 어울려요.

필명은 검색했을 때 딱 하나만 나오는 게 좋아요. 타노스는 너무 대명사에요.


 타노스에 대한 무수히 많은 반대 표를 애써 외면하며 필명을 고집하던 지난날들. 그러나 이제는 포기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타노스라는 필명을 떠나보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와 어울리는 글에 도전해 본다.



 나는 너를 증오한다.


 너의 무식함이 너무 싫다. 모르면 배우면 될 텐데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 열등감에 허우적거리는 그 안일한 태도가 혐오스럽다. 잘난 사람들에 대한 습관적 비난과 깎아내림이 사실은 너 자신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것을 너는 왜 모르나.


 일희일비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네가 너무 한심하다. 나이가 몇인데 그거 하나 못 숨기나. 지금까지 나이를 어디로 먹었나. 기분 관리, 표정 관리, 태도 관리가 되지 않는 네 한심함을 순수함으로 애써 포장하려 하는 네가 가증스럽다. 

  

 너는 피해의식 덩어리다. 왜 타인의 스쳐 지나가는 말 한마디를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 모두가 너를 싫어한다면, 한 번쯤은 '문제는 저들이 아니라 나한테 있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게 마땅하다. 생각이 그렇게 이어지지 않는 네가 너무 멍청해 보인다.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하지 못하고 거짓말로 애써 숨기는 네 어리숙한 모습이 꼴 보기가 싫다. 논점을 흐리기 위해 상대가 과거에 한 잘못을 굳이 다시 가지고 와서 말을 돌리는 네가 암덩어리처럼 느껴진다. 잘못했으면 당당하게 "잘못했다."라고 말하고 차분히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거라고 몇 번이나 알려주어도 행동교정이 되지 않는 네가 우리 반 13살들보다 못나 보인다. '못났다.'라는 표현은 너를 보고 나왔을 것이다.


 네가 하는 개그들이 조금도 웃기지 않다. 그것들이 웃길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네가 역겹다. 그따위 개그를 치고 웃기를 기대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면 주먹으로 그 얼굴을 가격하고 싶다.


 세상에 너 같은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히 살아간다는 게 몹시 불편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네 본체를 알고 너를 증오하길 소망한다. 나는 굳이 네 인생이 망하길 기도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 기도까지 얹지 않아도 네 인생은 이미 지옥을 향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 테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만약 네 인생이 잘 풀린다면 그건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담배, 그것 하나 못 끊고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네 모습을, 네 뜻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기분이 상해버리는 그 옹졸한 속을, 일단 되는대로 거짓말을 쳐놓고 기억도 못 해서 이내 들켜버리고 마는 너의 멍청함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내 인생에서 하루빨리 퇴장해 주었으면. 내 기억 속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주었으면.


 이제 내게 너라는 사람은 없다.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오늘은 애써 너를 떠올렸다. 증오의 감정에 대해 써야 했기 때문이다. 너는 증오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단 내지 도구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늘 이후로 다시는 너를 떠올리지 않을 것이다. 너는 내게 이미 죽은 사람이다. 혹시라도 네가 이 글을 본다면 내가 썼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상처를 네게 건네고 있는 중이니. 


 너는 과거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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