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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Jun 09. 2024

3명 : 15명으로 경기하자고?

때론 상쾌한 - 노란쌤의 체육 시간 팀 구성 방법

 

체육시간의 일이다.      


“피구 경기를 하려는데 어떻게 팀을 나눠볼까?”     


“남자와 여자로 해보고 싶어요.”     

한 경기가 끝나자마자 여학생들 표정이 좋지 않다.      

“여자들 중에도 피구 잘한 친구도 있지만 남자들이 워낙 잘하니, 재미없어요.”     


“이번에는 체조 대형 같은 줄끼리 해봐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A팀에게 불리하다는 말이 바로 나온다.     

“B팀에 잘 한 친구들이 몰려 있어서 이 방법도 아닌 것 같아요.”   

  

“이번에는 출석번호 홀수와 짝수로 해봐요.”     

“우리 반은 이 방법이 가장 공평하네요. 앞으로 이렇게 하게요!”     


드디어 우리 반 팀 경기에 적합한 팀 구성 방법을 찾았다.

      공정한 경기를 위한 공평한 조건스스로 찾아낸 것이다.      


“ 오늘은 1반 2반 합반 체육, 어떨까? ”  

  

오랜만에 옆 반과 반 대항 피구 경기를 했다.

남녀 운동 능력 차이가 있으니 '남녀 따로 하자'는 의견에 따라 2그룹으로 나눠 진행되었다.

나는 여학생 경기 심판을 보았다.


한 경기가 끝나고 이루가 친구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얘들아, 피구에 자신 있는 우리 3명이 한 팀을 하고 너희 15명이 같은 팀 해보면 어때?”   

  

     “3명과 15명? 그것은 아니지. 수가 너무 차이 나잖아. 이것은 공평한 경기가 아니지.”      


“양 팀 수가 같아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 이 방법도 한번 해보는 거야!”     


놀라운 발상 전환이지 않은가?


친구들이 선뜻 동의하지 않자 이루가 친구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이루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던 친구들이 한 명 두 명 설득을 당하더니 결국에는 “그래? 해보자!” 결론이 난다.


그런데 친구들의 동의로 순조롭게 시작되었던 경기가 단 몇 분만에 3명이 15명을 이겨버렸다.


이루의 “고정관념을 버려!”라는 한 마디가 터져 나올 때

         이미 승패가 결정됐는지 모른다.     

 

학생들의 언어를 가만히 들어보라.

일상에서 학생들이 결정하고 취하는 행동, 그들이 주고받는 언어들을 귀 기울여 보면,

그 안에 온갖 처세술과 삶의 기술이 숨어있다.



                                                                                                                                 feat.  정석 작가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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